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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Feb 21. 2024

출근길은 간단한 샌드위치와 함께

1인 가구의 삶.

매일 아침 출근길 커피 한잔과 가끔 배가 고픈 날은 샌드위치도 추가로 구입해서 출근한다.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은 아침 밥상을 근사하게 차려먹을 정신이 없다. 이상하게 집에서 간단히 시리얼을 먹고 출근해도 될 텐데 집에서는 먹기 싫은 것 같다. 꼭 밖에 나와서 사 먹는 것이 더 편한 이유는 뭘까?


아마도 집은 '쉬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무얼 먹는 공간으로 쓰기보다는 말 그대로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으로만 활용하려는 마음이 강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침 시간에는 밥을 먹기보다는 씻고, 화장하고, 스타일링을 하기에 바쁘다. 그렇기에 무얼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출근준비가 우선시된다.' 그리고, 예쁘게 꾸민 후, 집을 나서면 그제야 "아~ 배고프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러면, 출근 시간을 계산해보고, 여유로운 경우 카페에 들러서 브런치를 먹고 출근하는 것 같다. 그때의 메뉴는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이다.


커피는 허세 때문이 아닌 몽롱한 정신을 깨우기 위한 각성제로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것보다 커피의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산미가 강한 커피는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커피 한잔과 함께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카페 매장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를 먹으면 열심히 일할 준비가 끝나는 것 같다.


솔로이기에,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있기에 이런 삶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가끔 생각해 본다. 가정을 꾸렸다면, 챙겨야 할 배우자 혹은 자녀가 있을 때는 이렇게 여유롭게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을 위해 따뜻한 밥을 짓느라 하루가 더 부지런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한 친구들이 꽤 된다. 그렇기에, 솔로의 삶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그들의 삶에 대해 한 번씩 이렇게 떠올려보곤 하는 것 같다.  내가 만약 일찍 배우자를 만났다면, 나의 삶 역시 그들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떠오른다.


솔로의 삶은 단조롭고, 평안하다. 하지만, 외로움은 덤이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장단점은 있기 마련인데, 나는 아직까지 나 스스로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하기에 혼자인 삶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또 달라질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일이 요원한 것 같으니 당장의 솔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려 한다.  또 혼자인 삶이 이제는 어느새 13년 차라 훨씬 편하고, 익숙한 것 같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집을 떠나 자취생으로 오랫동안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1인 가구로 가끔 무섭거나 힘들 때도 있다. 간혹, 뉴스에서 안 좋은 사건 이야기를 들으면 무서울 때도 있고, 아플 때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거나 병원에 가지 못할 때는 혼자서 통증을 견디며 괜찮아질 때까지 버텨야 하는 것들? 그럴 때 빼고는 크게 어려운 것은 없는 것 같다. 게으르고 싶을 때 충분히 게을러질 수도 있고, 내 마음대로 내 집안을 꾸밀 수도 있고 등등의 장점이 큰 것 같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동생들과 함께 살면서 함께 생활하는 기쁨이 더 크다. 배우자와는 또 다르게 가족이다 보니 훨씬 더 편안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고, 장점도 훨씬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동생들이 결혼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다. 동생들도 나이가 있으니 그들이 결혼할 좋은 상대를 만나면 언제든지 축하해 줄 것이다. 다만, 조금 마음이 허전하겠지만. 최근에는 또 이러저러한 일들로 1인 가구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동생들이 있을 때는 참 재밌었는데 혼자가 된 삶은 참 심심하기 그지없다. 나는 내 동생들을 무척 사랑하기에 동생들이 없으니 일상생활의 텐션이 축축 처지는 것 같다. 묵언수행자의 삶과 같달까? 

동생들이 있으면 투닥거리기도 하고, 잔소리하기도 하고, 잔소리 듣기도 하면서 그렇게 재미난 생활을 하고 삶에 조금 더 활력이 있는데 혼자인 삶은 그저 핸드폰과의 눈싸움만 하는 삶이다.


어쨌든 1인 가구가 된 지금 밥을 챙겨 먹는 것도 귀찮기에 매번 밖에서 간단하게 사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내가 매일 가장 큰 지출을 하는 곳을 꼽으라면, 아마도 식비가 아닐까? (간식비, 커피, 주식 등등의 비용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나.. 잘 살고 있는 것 맞겠지?....


먹는데 지출이 가장 크다 보니 가끔 의구심이 들지만
그럼에도 먹는 데에 지출을 줄이기엔 내가 좀 게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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