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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Apr 04. 2023

겁 없이 새벽 1시에 걷는 여자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 걷기.


운동을 좋아하는 나. 그런, 내가 어느 순간 운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가 꾸준히 좋아하는 건 "걷기"

웬만한 운동은 다 해보았지만, 허리가 안 좋은 사람들은 안 좋은 자세로 운동을 하면, 탈이 난다고 한다.

물론, 좋은 자세로 하려고 하지만, 어떤 동작들을 반복하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결국 더 편한 쪽으로 사용하기 마련이다.


편한 쪽으로 사용하다 보면, 몸은 균형이 틀어지고, 아프던 곳은 더 아파진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운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이게 잘한 선택인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꾸준히 하고 있는 최소한의 운동? 은 걷기다.

걷기는 그래도 비교적 몸에 무리가 안 간다. 물론, 과도하게 걸으면 컨디션에 따라 허리가 또 아프긴 하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 그 정도의 통증과 불편감은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하루에 못해도 최소한 1만 보는 걸으려 하고, 많이 걸을 때는 2만 보 이상도 걷곤 한다.

다른 운동보다 걷기가 좋은 이유는 나는 지루한걸 정말 싫어하는데, 걷기는 내가 걸어가는 발걸음의 방향만큼 환경이 자꾸 바뀐다. 물론, 늘 다니던 코스로 산책을 하는 거라, 크게 색다를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헬스장 안의 러닝머신에서 걸을 때보다는 훨씬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다.


나는 주로 낮시간대 걷는 걸 좋아하는데, 말 그대로 낮이라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걸으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

그리고, 밤길을 걷는 것보다 낮에 산책을 하면, 모든 것들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 중에 흘러가는 강물, 심긴 나무, 꽃잎, 하늘, 강변에 살고 있는 오리 등등 자연동식물들이 보인다. 나는 그런 것들을 스치듯 그러나, 선명하게 보며 지나치는 게 너무 좋다.


생각이 많아서, 매일이 너무 힘들지만, 걷다가 보게 되는 선명한 자연들은 내게 잠시 머리를 비울 수 있는 틈을 준다. 그 틈이 참 좋다. 그 틈이 없다면, 아마 버티기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걷고, 걷고, 걷다 보면, 조금 더, 조금 더라는 욕심이 생겨 어디까지나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정말 많이 걷는 날은 3-4시간도 걷는 것 같다. 3-4시간이면 정말 많이 걸은 것 같은데, 막상 나의 걸음수를 확인해 보면, 그렇게 많이 걸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걸음수를 채우려고 걸은 게 아니기에, 그 시간만큼 걸으며, 숨 쉴 틈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나는 그 3-4시간이 정말 좋다.


가끔 하루종일 걷지 못한 날은 가슴이 너무 답답해, 견디다 못해 새벽 산책을 나가곤 한다.

새벽 산책은 겁이 조금 있는 편이라, 꺼려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답답한 채로 잠 못 드는 것보다 낫겠다 싶어서 나가보면, 새벽 산책 나름의 매력이 있다.


아주 아주 조용함. 어둠 속에 조금씩 띄워진 불빛들.

조금은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건 낮시간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물론, 혼자 새벽길을 산책하면, 겁이 있는 터라 긴장을 하면서 걷지만, 그래도, 걷는 건 그만큼 좋다.


다 걷고, 집에 돌아오면, 밀려오는 피곤함에 푹 잠들 수 있는 상태도 참 좋다.

그래서 나는 종종 새벽길을 걷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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