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얻어먹은 남동생이 해준 저녁

남자들이 여자보다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

by 초콜릿 한스푼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남동생이 요리를 해주었다.

진짜 남동생이 요리해 준 밥은 거의 생전 처음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는데,

그만큼 남동생은 요리를 얻어먹는 입장이었지, 요리를 해주는 타입은 아니었다.


근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평소와 다르게 요리를 해주었고,

요리하고선 " 맛있다고, 또 해달라 하지 마라. 안 해준다." 이러길래,

처음에는 ' 무슨 소리지? 싶었다가, 아..! ㅋㅋ 까불이가 요리 잘됐다고 자랑하는 모양이구나 '싶었다.


그러곤 서로 바라보며 씩 한번 웃었다.


진짜 커다란 웍에 한가득 스팸라면볶음밥을 했는데, "어디 한번 먹어보자~ "하고 먹었는데,

웬걸. 진짜 맛있었다..! 그래서 나는 남동생을 향해, " 오! 진짜 맛있는데? 잘 만들었다. 요리 잘하면서, 그동안 왜 안 한 거임?"이라고 물으니, "혼자 있으면, 먹고살라고 요리한다." 이러고 마는 것이다. ㅋㅋ


밥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니, 굳이 나서서 안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뭐 이렇게 어쩌다 한번 밥 얻어먹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남동생이 해준 밥을 먹으면서, 옛날에 어렸을 때, 아빠가 어쩌다 한번 끓어주는 라면, 그리고, 이것 저것 집어넣고 끓인 부대찌개를 가장한 잡탕? 밥 등이 생각이 났었다.


어렸을 때, 아빠가 해주면, 어찌나 맛있고, 별미였는지... 아직도, 그 맛이 가끔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남자들은 대체로 요리를 잘하는 것 같고, 여자보다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요리사도 대부분 남자분들이 많지 않은가? 왜 그렇지?... 하고 생각해 보면,

조리 도구들이 전부 무겁고, 위험한 도구들이라 남자들이 더 잘 다뤄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여자의 요리와 남자의 요리의 차이점이 있는데,

여자의 요리는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가정식 느낌이라면,

남자의 요리는 투박하고, 인스턴트스럽지만, 굉장히 별미의 느낌인 것 같다.


아빠든, 남동생이든 요리하는 걸 떠올려보면, 순서 없이, 막 대강 대강 휙휙 하는데, 근데, 맛있다... ㅋㅋ

아마도, 맛있는 재료들을 알아서, 맛있게 잘 조합해서 그런 것 같고,


엄마의 요리를 떠올려보면, 정갈하고, 순서에 맞춰,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 만드는 건강한 음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요리의 맛 차이가 나는 게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요리를 해주면, 남동생은 요리를 하나도 하지 않는데도, 옆에 와서 간 보고, "뭔가 이상한데, 뭐를 더 넣어라.라고 하면 기가 막히게 간은 잘 맞추더라는... " 진짜 미스터리하다 싶었는데, 그래도 제 나름 요리 실력도 있는 것 보니, 간도 잘 맞췄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도 오고 꿀꿀한 날이었는데, 동생이 해준 초간단 밥을 먹고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저녁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