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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Apr 10. 2023

혼자인 게 너무 싫지만 그래도 걸어야지 어쩌겠어..

혼태기


혼자인 게 좋아서 아주 오랫동안 자발적 솔로로 살았다.

상처받는 것,

쓸데없는 감정 낭비,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

이런 것들이 싫어서 차라리 외롭기를 선택했다.


근데, 요즘 들어 혼태기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해 권태로움을 느끼는 시기 = 자칭 만든 단어다..)가 왔는지,

뭘 해도 외롭고, 심심하고, 우울한 것 같다.


"인생은 원래 혼자다."가 내 모토였는데, 요즘 들어 자주 모토가 흔들린다... ㅋ


외롭든, 우울하든 컨디션이 좀 안 좋다 싶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계속 방에서만 머물렀는데,

감정을 깊이 파고들수록 더 힘들어진다는 걸 깨달은 요즘.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달라지고자,

이제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어떻게든 몸을 끌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매일 꾸준히 1만 보 이상을 밤마다 걷고 있는 요즘.

걷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방에 누워있는 것보단 나은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피곤해서 잠은 잘 드니, 다행이 아닌가 싶다.. ㅎ 


1만 보 이상 걸으려면 저녁에 최소 2~3시간은 걸어줘야 한다.

혼자 걸으러 나갈 때면, '언제든지 부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동네친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하면서, 다시금 외로움을 느낀다.

열심히 걷다가도, '앞에서 걷고 있는 연인, 친구, 가족들'이 보이면, 또 순간 '아.. 외로운데?' 하며, 나의 외로움과 무한한 싸움이 시작된다.


이 정도로 수시로 외롭다고 생각하면, 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죽을 만큼 외로워도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라며, 무언가를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외로움에 계속 묻혀 있기를 선택하는 중이다.


나이가 들수록 확실하게 깨닫는 건,

친구들도 다들 결혼해서 만나기 어렵고,

미혼인 친구들도 연애하기 바빠서, 만나기 어렵고,

솔로인 친구는 잘 없지만, 시간 맞춰 만나기 어렵고,

그렇다고, 연애할 거 아니면, 남사친은 안 만드는 성격 탓에

연락 오는 남사친도 없고... 이쯤 되면, 총체적 난국인 상태다.


외로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으면서, 외롭다고 찡찡거린다.

근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고, 맞추고, 안 맞으면 떠나보내는 등의 과정이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서, 자발적으로 외로움을 정통으로 견디는 중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함께 있어도 외로워지는 게 사람인지라, 가끔 유독히 외로워질 때가 있지만, 그때를 외롭다고 찡찡거리면서도, 혼자서 잘 견뎌내는 중이다.. 


나는 연애도 제대로 못해봤지만,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연락도 잘되고, 매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불가능에 가까운 이상형이란 걸 알지만.. 그냥 지금의 내 이상형은 그렇다는 얘기다.. ) 어차피 서로 일하러 다니면, 하루종일 함께 있는 건 불가능이고, 퇴근하고 나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을 거라서, 이런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난다면,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일말의 기대감을 갖는 중이다.

함께 있을 때 안정되고, 휴식이 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그것만큼 멋지고, 행복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여하튼,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

외롭다고 찡찡거리면서도,

혼자서 꿋꿋이 잘 걸으며, 견뎌보기로 한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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