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줄을 서는 젊은이

나는 왜 이러고 있는 것인가

by 초콜릿 한스푼

친한 언니로부터 받은 부탁


"OO아, 내가 사고 싶은 옷이 있는데 그 옷이 대구에서 구입 가능하다고 하네. 네가 대신 사 줄 수 있을까?"

라는 부탁.



가끔가다 이런 부탁을 년에 한 번씩 했고,

그전에는 상황상 안 돼서 거절을 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매번 거절을 할 수 없었기에 언니의 부탁을 수락했다.


그런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 아주 많이 들어 있는 부탁이라 개인적으로는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우정이니.

내 나름 나와 오랜 인연을 맺은 이가 좋아하는 일이니

한 번은 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고행을 걷게 되었다.


[옷 부탁을 들어주는 고행길]


1. 아침 일찍 일어난다.

2. 옷 구매처로 향한다.

3. 200명가량의 대기 인원들과 함께 줄을 선다.

4. 대략 입장을 하기 위해 1시간 내외의 긴긴 기다림을 견딘다.

5. 더위와 짜증스러운 상황들을 견딘다.

6. 접수한다.

7. 대기 번호가 될 때까지 어디선가 기다린다.

8. 물품을 구입한다.

9. 구매한 물품을 잘 전달한다.


내 성격상 진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고,

대기하고,

이런 것들을 딱 싫어한다.


인생에서 웨이팅이란 하지 않는 타입이다.

예를 들면, 놀이공원 / 핫플 등등

대기가 30분 이상 넘어가는 곳.

게다가 서서 가게 앞에서 대기해야 하는 경우는

포기하고 그냥 아무 데나 가자는 주의다.


하지만, 오늘은 이 싫어하고, 하지 않는 것들을

순전히 우정을 위해 시도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땀 뻘뻘 흘리며.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 이것은 왜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친한 언니가 며칠 전부터 정보를 일일이 공유해주고,

빠른 등기를 보내는 등등의 수고로움을 보며,

나 역시 이런 귀차니즘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언니가 꼭 그 옷을 입고 싶다는데 어쩌겠는가.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한 번쯤은 들어주고 싶은 것이 내 오랜 우정에 대한 내 마음인 것을.


그런데, 두 번은 안 할 것 같다.

아니.... 못 할 것 같다.


물론 이런 것을 정말 좋아하는 팬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기에..


덕분에 좋은 경험,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또한 젊기에 할 수 있는 경험 중 하나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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