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자기만의 방식은 있다.
한 회사에 딱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A: 누가 나한테 알아서 좀 떠먹여 줬으면...!
다 알려주고, 떠먹여 주고 성장시켜주면 열심히 따를게요!
B: 내 쪼대로 해보자!
오히려 내 자율 것 하는 게 좋아. 어차피 실전이지!
-> A유형의 사람은 학습 욕구와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그만큼, 조직 생활에 잘 맞고, 상하관계와 상명하복에 잘 따르는 사람일 확률이 크다.
-> B유형의 사람은 자율성이 가장 큰 사람이다.
그만큼, 조직 생활에 잘 안 맞고, 상하관계와 상명하복이 거추장스러운 일이라 생각할 확률이 높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A는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어떤 이의 도움이 필요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확률이 높다.
B는 내가 "알아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도움 받기보다 스스로 헤쳐 나가는 것을 더 좋아하고, 편해한다. 그리고, 효율보다는 과정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A라는 사람은 내가 배우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선임자'의 도움은 무조건 필요하게 된다.
그렇기에, 조직에 잘 따르고, 상명하복 하는 것에 잘 따른다.
더 나아가, 성취욕구가 있기 때문에 진급 등을 하기 위해서라도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등의 마음가짐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B라는 사람은 내가 배우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오직 '나'만 있으면 된다.
오히려, 선임자가 갇힌 틀로 밀어붙여 '무조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하면, 개인의 성장 과정의 틀을 막고, 짜여진 틀대로 맞춰서 성장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튕겨져 나갈 확률이 높다.
스스로 성장 방향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조직에 잘 따르는 것과 상명하복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의 성장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사회생활을 하기에 조직에 아예 안 따르고, 상명하복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B라는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B라는 사람의 강점은 무엇일까?
개천에 던져 놔도 스스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A라는 사람의 약점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도움이 어쩌면 성장의 필수요소라서,
자칫 누군가가 돕지 않으면 원망을 하거나,
도와줘도 원하는 성장이 일어나지 않으면 포기를 하게 될 확률이 높다.
조직에서 두 가지 유형의 장단점은 무조건 존재한다.
어떤 유형이 옳고, 그르고.
더 낫고, 잘못됐고 한 것이 없다.
다양한 유형이 화합해서 시너지를 일으켜 조직을 굴려가는 것이 사회이기에.
B라는 사람은.
조직 입장에서 눈에 가시일 수도 있고,
상사 입장에서 피곤하고, 불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A라는 사람은 상사에게 상명하복을 하지만,
그만큼 많은 책임과 케어를 요구할 확률이 높다.
다루기 쉬우려면 그만큼 무언가를 내어줘야 하고,
다루기 어렵다면 그만큼 무언가를 내놓지 않아도 된다.
위의 이야기를 왜 했냐 하면,
나는 B에 속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B였기에 주는 것 없이 억압하고, 갈구고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반발심이 작용해 늘 조직에 해가 되지는 않지만, 상사의 눈에 불편한 존재로 인식될 정도로 찍히긴 했었던 것 같다.
아부와도 거리가 멀어서 참다가 무언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결국 금전적 손실을 입더라도 내가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또 다른 조직 생활을 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위 2가지 유형의 사람.
그리고, 나는 B유형에 속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나는 상사에게 조직에게 뭘 바라지 않기 때문에 늘 그냥 알아서 했고, 알아서 하는 와중에 주는 것 없이 무조건 따르라고 하거나 갈구기만 하면 가만히 참다가 끝끝내 어느 날 퇴사를 하게 됐던 것 같다.
내 문제인가 했지만, 또 다른 조직 생활을 하면서 깨달았다.
조직에 잘 따르는 사람은 조직이나 윗사람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잘 따랐다는 것을.
나는 바라는 바가 없었기에 크게 대놓고 따를 이유는 없었던 것이었다.
그게 가르침이던, 승진이든, 어떠한 개인적인 뒷 도움이든.
그런 게 필요 없지만, 스스로 승부를 보고 싶어서 매일 혼자서 전투하듯 업무와 싸웠던 것 같다.
두 유형의 장단점은 있다.
A는 현명하고, 조금 더 효율적이고 수월하다.
B는 멍청하고, 비효율적이고, 괴롭다.
그러나, B는 결국 뭘 얻어도 얻는 게 있고.
그만둬도 그 고군분투한 것은 어디 가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그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흘러 어떤 것과 잘 맞아떨어지면 재능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이가 나에게 재능이다라고 말하는 영역이 있는데,
사실은 아주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어떠한 상황에 놓이면,
"누가 해결해 주길 바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 스스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책임지며 살려고 아등바등하다가 터득한 것들과 태도가 아주 긴 시간이 쌓여 훗날 누군가에게 재능으로 보이는 것으로 발현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내 입장에서 그건 재능도 뭣도 아닌 것이나.
누군가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사실 누군가의 눈에 재능으로 보이는 것이 어쩌면 가림막 없이 스스로 생존하려던 상황에 자꾸 노출되어 배인 습관이었음을.
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스스로 생존하려던 삶 때문에 나를 탓하기도 하고, 그 탓 때문에 우울에 갇혀 지낸 시간이 길어서 누군가의 눈에는 허송세월을 보낸 것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단단한 내가 되었음을.
그리고, 그 태도가 나의 무기가 되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바꿔야 할 것들이 많고,
바꾸기 위해 눈물, 콧물 흘릴 날도 많지만.
그걸 바꾸면서 여전히 성장한다는 그 '기분과 감정'이 참 좋다.
그것이 결국 인생의 과정이자, 인생임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는 선임자들과 귀인도 있었음을 어렴풋이 가슴에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