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대학 후배인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상에 걸려온 목소리가 잔뜩 풀이 죽어있다.
서울에 친정엄마 집에 있다고 한다.
직장 때문에 삼일은 친정집에서, 그 나머지는 경기도에 있는 집에서 지낸다고 한다.
경기도 집은 지금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2년 전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았고 그 계기로 함께 살게 되었다.
그녀는 갈등을 우려했지만,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는 성격이라 시어머니와 문제가 발생하면
나름 잘 대처하고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낫지 않은 역류성 식도염, 병원에 갔더니 정신과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나름 대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은 해보았다.
결국은 함께 하기에는 성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시어머니도 나름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도저히 함께 살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서울 친정집에서 삼일을 보내고 나머지는 집에서 직장을 출근하는 식으로 나름 해결책을
찾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남편은 별 스트레스 없이 시어미니와 잘 지내고 있다.
남편과 이런 시어머니의 갈등을 얘기해 보고 해결책을 찾으려 나름 노력했다
결국은 집을 팔아, 전에 살던 집으로 시어머니는 가시는 것으로 남편과 합의가 되었다.
지금은 아니고 좀 더 집값이 오른 다음 그때 매매하기로 했다.
그녀는 일을 해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 약을 처방받았다고 한다.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뭘까? 들어주는 것으로 감정을 공감해 주는 것으로 난 반응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았다. 시어머니와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데 더 이상 해결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시어머니와 살면서 나에게 이득이 된 것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시어머니는 자신이 살던 집을 전세를 주고, 그 돈으로 지금의 새 아파트를 샀다.
시어머니의 보탬이 없었다면 지금의 새 아파트를 구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점을 상기시키며 이 세상은 절대 공짜가 없음을 말해주었다. 그녀도 크게 공감한다.
하나를 얻으면 분명 하나를 줘야 한다. 부모 간에도 공짜가 없음을 그녀는 알았다.
그녀의 건강이 빨리 호전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