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04
그런 날은 들어가서 난 새벽 늦게까지 공부를 했다
by
계영배
Dec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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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 Soyer(American,1899-1987)
"Portrait of Mina", (1932)
Oil on canvas
28 x 26 1/8 in. (71.1 x 66.4 cm)
그런 날은 들어가서 난
새벽 늦게까지 공부를 했다
아빠의 첫 사업은
용산역 앞에서
전복을 파는 것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형은 있었으나 없었던
차돌 같던 둘째는
친엄만데 넘의 엄마 같던
엄마와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행 열차를 탔다
어린 아빠는 제법 수완이 좋았다
전복도 팔고 해삼도 팔아
저도 살고 식구들도 먹였다
나 어릴 적 우리 집은
화목하면서 불행했다.
엄마는 제빵사도 아니면서
온갖 빵과자를 만들어 주셨고
아빠는 단 하루도
빈손으로 집에 온 적이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 막 대문을 두드린다
"쾅쾅쾅쾅!!!!"
"문 좀 열어봐라"
아빠네 가족들은
걸핏하면 단체로 들이닥치곤 했다
와선 엄마한테 막 소리를 지른다
"네가 돈 못주게 했지?"
차라리 전복과 해삼이 한 개도
안 팔리고 걍 쫄딱 망했어야 했다
집에서 유일하게 돈 버는 재주가 있던
아빠는 이후로 오랜 기간을 퍼주고
더 오랜 기간 동안
좋은 소리 한 번을 못 듣곤 했다
그걸론 부족했었을까
친엄만데 자기 막내아들만 중해
둘째는 은행출납부 직원마냥 대했던
친할머니는
울막둥이 대학 안 보내주면
죽겠다고 찾아와 악다구니를 쓰곤 했는데
키는 작은데 눈치만 큰 그 집 첫째는
그런 날은 들어가서
그냥 책을 펴 들
곤
했다
공부 진짜 안좋아하는데
달리 도울 재간이 없으니
새벽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또 하곤 했다
가리워진 길 유재하 (Yoo Jae 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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