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배우는 식습관 2편, 소식좌 놀이

‘100그램 법칙’으로 살아가는 법

by 강경윤

“멀쩡한 위까지 자를 필요는 없었잖아.”


맞는 말이에요.

위는 멀쩡했어요.


근데 마음이, 습관이,

너무 오래 망가져 있었죠.


“그냥 덜 먹고 운동하면 되지.”


그게 됐으면,

제가 위까지 자르지 않았겠죠~~^^



수술 이후, 위는 작아졌어요.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줄었고,

속도도, 선택도 제한됐어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먹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였다는 것.


게다가,

그 작은 위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그제야 알았어요.

수술은 시작일 뿐,

진짜는 생활습관과의 싸움이구나.



처음엔 기준이 없었어요.

얼마나 먹어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든 게 낯설고 불안했어요.


양껏 먹으면 체했고,

덜 먹으면 허전했고.

그 경계선에서 ‘100그램 법칙’이 생겼어요.


한 끼에 100그램.

먹고 싶은 건 다 먹되, 딱 100그램만.


100그램은 어느 정도냐면,

도시락통의 반,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양.


눈으로 보면,

‘에게~ 이게 다야?’

싶은 양이에요.


하지만 그 양을

두 번 먹고 싶은 충동을 참고,

그 자리에서 멈추는 연습.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걸 지켜준 건,

‘남길 수 있는 용기’였어요.



배달음식도 이젠 먹어요.


예전 같으면

피자 한 판, 떡볶이, 튀김, 순대, 치킨 한 마리.

뭐, 기본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음식이 도착하면

제일 먼저 ‘소분’하기.


100그램씩 덜어 담고,

나머지는 냉동실로 직행입니다.

그날 먹을 것만 딱 내 앞에 둬요.

(냉동실 직행해야

다음에 해동해도 맛있다는 꿀팁~~^^)


이걸 지금까지 하다 보니,

이제는 저울 없이도

100그램이 눈에 보여요.


이건 위의 크기가 아니라,

습관이 만들어낸 감각이에요.



예전엔 남기면

그게 왜 그리 아까웠을까요.

지금은 남기는 게

나를 아끼는 방식이 됐어요.


하나 더 먹고 배불러서 힘들어할

내가 더 아깝더라고요.



사람들이 또 물어요.

“그렇게 조금 먹고살면 안 우울해요?”


우울했어요.

특히 초반엔요.

많이 먹던 그때가 그립기도 했고요.


근데 그때로 돌아가라면?

그건 또 아니잖아요. 절대.


그때, 이너마더가 말해줬어요.


“경윤아, 조금 먹는 거지.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날씬한 사람들 봐봐.

다 그렇게 살고 있어.”


정말 그랬어요.

날씬한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렇게 먹어도 살아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소식좌 놀이.


후렌치파이 한 개 먹고 끝.

김밥 반만 먹고, 나머진 냉장고.

치킨 한 조각 예쁜 접시에 놓고,

점수 매기기. 오늘은 82점.


억지로 하면 못 해요.

그래서 그냥, 놀이처럼 해요.


“자(발성), 주(도성), 즐겁게 놀자!”

이게 저만의 방법이었어요.


생존이었고, 루틴이었고,

나를 돌보는 연습이었어요.


처음엔 억지였지만,

지금은 습관이 됐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

습관이 나를 지켜주기 시작했어요.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100그램… 가끔 넘기잖아.

ㅎㅎㅎㅎㅎ“


“근데 숫자에 너무 예민해지진 말자.

그건 도구일 뿐,

네 감각이 더 중요해. “


“먹고 싶으면 먹고,

배부르면 멈추는 것.

그게 네 몸이 원하는 리듬이야. “


“그리고 참고로,

하루 다섯 끼 찔끔찔끔 먹는 건 소식좌 아냐.

그건 그냥 불안한 루틴이야. “


“앉아서,

제대로 한 끼. “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고,

조금 후회하는 날도 있을 거야. “


“근데 그런 하루하루가 쌓이면,

습관이 너의 삶이 될 거야. “



다음화 예고


전 완성형이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에요.


잘 지키는 날도 있지만,

다시 무너지는 날도 있으니까요.

그러한 삶을 기록합니다.


다음은 100미터도 차로 가던 사람이

한라산을 오르고,

10킬로 마라톤,

요가 머리서기까지 하게 된

운동습관 이야기를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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