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 싶을까? 너가 보고 싶을까?

다낭. 멀리 있어도 닿는 느낌

by 강경윤

https://brunch.co.kr/@828401f9d7b3475/53


다낭으로 떠나는 길에 면세점에서

발렌타인 30년 산을 하나 샀다.

1주년 선물로 주고 싶었기에.


그걸 들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싶을까?

아니면 너가 보고 싶을까?’



다낭에 도착한 건 새벽.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새 아침.


호텔 창밖 풍경을 찍어

톡 한 장을 보냈다.


“무사히 도착. 좋긴 좋네.”

“자기랑 오면 더 좋았을 듯.”


바로 답장이 왔다.

“뱅기는 괜찮았어?”

“멀미 안 하고?”


포돌이는 그렇다.

말은 짧고, 표현도 간결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짧은 말엔 늘

조용한 안심이 묻어 있다.


예쁜 호텔, 멋진 뷰.

그런 순간마다

“같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끼어든다.


맛있는 걸 먹을 때도,

수영장에 있을 때도—

“포돌이랑 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습관처럼 따라왔다.


아.

나, 이 사람…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모해?”

“마니 먹어.”

“재밌어?”

“재밌게 놀아.”


말은 여전히 짧았지만,

이젠 안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1년을 해석하고, 번역하고,

어떻게든 읽어내던 시간들이 있어선가.

지금은 굳이 설명이 없어도

조금씩 느껴진다.



그런데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물었다.


“내가 보고 싶어?

발렌타인이 보고 싶어?”


“당연히 울 경윤이가 보고 싶지.”


헉.

내 예상이 틀렸다.

‘발렌타인이 최고지’ 할 줄 알았는데…


발렌타인을 내가 이겼다.

뿌듯한 이 기분, 뭐지. ㅎㅎ



나는 원래

가까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다.

연락이 닿아야

비로소 마음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멀리 있어도 괜찮았다.

거리를 두자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감정이 있었다.


생각보다… 편안했다.



멀리 있어도,

우린 닿을 수 있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번 다낭에서

나는 멈췄고,

그제야 보였다.



이너마더의 회피형 연애꿀팁


경윤아,

사랑은 꼭 붙잡지 않아도 돼.

닿아 있다는 감각—

그걸 믿게 되는 순간이

진짜 성숙한 사랑이야.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

그 안에서 네가

편안히 숨 쉬기 시작했다는 것.


그건 아주 깊은 성장이지.

잘 가고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리듬대로,

너의 결대로.



다음화 예고


그래서 더 애틋해졌냐고요?

아뇨.

돌아오자마자

발렌타인 30년 산 깰 뻔했고요.


또 뜨겁게 싸우는 중입니다.

미지근해지는 법 좀 알려주세요.

keyword
이전 05화나는 달라졌고, 그는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