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멀리 있어도 닿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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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으로 떠나는 길에 면세점에서
발렌타인 30년 산을 하나 샀다.
1주년 선물로 주고 싶었기에.
그걸 들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싶을까?
아니면 너가 보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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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에 도착한 건 새벽.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새 아침.
호텔 창밖 풍경을 찍어
톡 한 장을 보냈다.
“무사히 도착. 좋긴 좋네.”
“자기랑 오면 더 좋았을 듯.”
바로 답장이 왔다.
“뱅기는 괜찮았어?”
“멀미 안 하고?”
포돌이는 그렇다.
말은 짧고, 표현도 간결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짧은 말엔 늘
조용한 안심이 묻어 있다.
예쁜 호텔, 멋진 뷰.
그런 순간마다
“같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끼어든다.
맛있는 걸 먹을 때도,
수영장에 있을 때도—
“포돌이랑 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습관처럼 따라왔다.
아.
나, 이 사람…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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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해?”
“마니 먹어.”
“재밌어?”
“재밌게 놀아.”
말은 여전히 짧았지만,
이젠 안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1년을 해석하고, 번역하고,
어떻게든 읽어내던 시간들이 있어선가.
지금은 굳이 설명이 없어도
조금씩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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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물었다.
“내가 보고 싶어?
발렌타인이 보고 싶어?”
“당연히 울 경윤이가 보고 싶지.”
헉.
내 예상이 틀렸다.
‘발렌타인이 최고지’ 할 줄 알았는데…
발렌타인을 내가 이겼다.
뿌듯한 이 기분, 뭐지. ㅎㅎ
⸻
나는 원래
가까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다.
연락이 닿아야
비로소 마음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멀리 있어도 괜찮았다.
거리를 두자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감정이 있었다.
생각보다…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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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어도,
우린 닿을 수 있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번 다낭에서
나는 멈췄고,
그제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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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회피형 연애꿀팁
경윤아,
사랑은 꼭 붙잡지 않아도 돼.
닿아 있다는 감각—
그걸 믿게 되는 순간이
진짜 성숙한 사랑이야.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
그 안에서 네가
편안히 숨 쉬기 시작했다는 것.
그건 아주 깊은 성장이지.
잘 가고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리듬대로,
너의 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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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예고
그래서 더 애틋해졌냐고요?
아뇨.
돌아오자마자
발렌타인 30년 산 깰 뻔했고요.
또 뜨겁게 싸우는 중입니다.
미지근해지는 법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