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 ‘일’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까지

‘1일 1퐁’ 주간일기

by 강경윤


매년 저를 붙잡아주는

회사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요.


그때마다 저는

카메라 앞에 서야 하죠.


“그날 입을 옷에 내 몸을 맞춰야 한다.”

그 생각 하나로 수술 후 4년 동안

큰 요요 없이 버텨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일’이 저를 지켜줬던 거죠.


그리고 올해도

그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제, 딱 한 달 남았어요.


그 남은 31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기록으로 남겨보려 해요.



이번 주는 솔직히 엉망이었어요.

식단도 엉망, 운동도 실패.


그래도

아침 루틴 하나는 지켰습니다.


눈 뜨면,

미지근한 물 한 컵에 유산균.


그리고

커피맛 단백질 셰이크.


직접 타 먹는 건 귀찮아서

그냥 파는 걸로요.

라떼처럼 마시기 편하거든요.


원래는 사과나 삶은 계란도 곁들이는데

이번 주엔 그조차도 못 챙겼어요.



식사 챙길 여유도 없어서

결국 손에 쥔 건…

편의점 단백질 베이글.


음… 솔직히,

진짜 맛없어요.


단백질 베이글이랑

런던 베이글이랑

이렇게 다를 수 있나요?


근데 그게 또 장점이에요.

너무 맛이 없으니까

하루 종일 천천히 꼭꼭 씹게 돼요.


자연스럽게 속도 조절,

느리게 먹는 식단 완성.


의도치 않게

소식좌 놀이 중입니다.


(※주의: 위 짜른 사람만 가능함)

(※함부로 따라 하면 큰일 나요.)



그렇게만 먹었냐고요?

아뇨. 요즘은 1일 1퐁이에요.


평소엔 쳐다도 안 보던

퐁크러쉬를 매일 찾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칼로리를 채우려는

몸의 본능적인 선택이었겠죠.


지치고 바쁜 하루들 속에서

그 달달함이

잠깐의 위로가 되어줬어요.



그리고 일주일이 끝나갈 무렵,

불금엔 육회로

몸에게 사과했어요.


조금은 영양가 있는 걸로요.

“이번 주, 고생 많았지?”

그런 마음으로요.


주말엔

조금 더 정성 들여 먹여줘야겠어요.

수고한 나에게요.



그리고 다음 주는,

조금 더 잘해보면 되죠. 뭐.


포기 대신 기록하고,

자책 대신 다짐하면서.

그렇게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멈추지만 않으면 돼요.



30일 뒤,

멋지게 카메라 앞에 서 있는 나.


그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이렇게

기록을 남깁니다.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이번 주가 엉망이었어도 괜찮아.

그게 ‘지금의 너’니까.

그걸 그냥, 기록해.


기록은 마음을 단단하게 해 줘.

‘일’이 너를 지켜줬던 것처럼,

이 기록도 네 마음을 지켜줄 거야.


한 달 뒤,

카메라 앞에 선 네가

지금의 너에게 고마워할 거야.

“그때 멈추지 않아서, 고마워.”


그리고,

퐁크러쉬는 이제 그만.


운동 못 하면…

출근할 때 엘베 타지 말고

21층 계단 타.


다음 주도,

그다음 주도,

계속 응원할게.



“기록은 다짐보다 강하고,

다짐보다 오래 남는다. “


keyword
이전 23화마음공부 6. 고통도, 결국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