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 ‘일’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까지

주간일기. 주말의 행복리스트

by 강경윤

이번 주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식단이라기보단, 그냥 버티는 메뉴였죠.


챙겨 먹기도 귀찮고,

눈에 보이는 거 주워 먹다 보니

결국 하루 식사가 이렇게 됐어요.

단백질 드링크 한 병, 삶은 달걀 하나, 단백질바 하나, 귤 한 개

이게 다예요.

그런데 신기하게… 괜찮았어요.


이게 위를 잘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초고도비만 시절을 오래 살아서 그런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만 먹으면 건강엔 안 좋겠죠.

평소엔 이렇지 않아요. ㅎㅎㅎ



이번 주에 하나 잘한 건 있어요.

바로 퐁크러쉬 끊기.


“피곤하니까 괜찮아.”

“이건 나한테 위로야.”

스스로를 그렇게 달래며 마셨지만,

결국은 핑계였어요.


그걸 끊고 나니

몸이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더니,

금방 또 적응하더라고요.



요즘 제가 쓰는 방법이 하나 있어요.

바로 ‘주말의 행복리스트’.


먹고 싶은 게 떠오르면

참는 대신, 적어보는 거예요.

• 참치회

• 케이크

• 돈가스

• 도넛


이상하게,

적기만 해도 마음이 진정돼요.

“지금 안 먹어도 괜찮다.”

욕구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행복을 잠시 주말로 미뤄두는 거죠.


그리고 주말이 되면

그중 하나를 고르고,

조금, 천천히, 맛있게 먹어요.


첫 번째는 돈가스.

줄 서서 먹는 광화문 맛집.

맛은… 그냥 그랬어요.


두 번째는 참치회.

단백질도 채우고,

무엇보다 마음이 채워졌어요.


세 번째는 케이크.

딱 한입, 맛만 봤어요.

충분히 달콤했어요.


먹을 땐 늘 100g의 법칙.

위가 작아서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점.

그게, 참 감사해요.



이번 주 운동은 실패했어요.

21층 계단 오르기, 역시 무리였죠.


그래서 대신 차를 두고 걸었어요.

걸어서 출근하고,

걸어서 퇴근하고,

틈날 때마다 조금씩 걸었어요.


누군가는 “그게 뭐야” 하겠지만,

저는 알아요.

그 ‘조금씩’이 결국 저를 바꾼다는 걸요.



“식단이 더 중요해요? 운동이 더 중요해요?”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제 대답은 늘 같아요.


체중을 빼야 할 땐 식단이에요.

적게 먹어야 빠져요.

그러고 나서, 운동으로 지켜야죠.


그래서 저는 지금

‘덜 먹는 중’이에요.


일단 빼놓자고요.

‘일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까지,

조금만 더요.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이번 주에 제일 잘한 건

‘참은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기다린 것’이야.


식욕을 이기는 사람보다,

식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훨씬 단단하거든.


퐁크러쉬 끊은 것도 멋졌고,

계단 못 오른 것도 괜찮아.

걷기만으로도 충분했어.


이번 ‘주말의 행복리스트’

또 적어보자.

그리고 그중 하나쯤은

예쁘게, 맛있게 먹자.


(근데 도넛이랑 케이크 둘 다 먹는 건 안돼.)



“기록은 다짐보다 강하고,

다짐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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