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기. 주말의 행복리스트
이번 주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식단이라기보단, 그냥 버티는 메뉴였죠.
챙겨 먹기도 귀찮고,
눈에 보이는 거 주워 먹다 보니
결국 하루 식사가 이렇게 됐어요.
이게 다예요.
그런데 신기하게… 괜찮았어요.
이게 위를 잘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초고도비만 시절을 오래 살아서 그런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만 먹으면 건강엔 안 좋겠죠.
평소엔 이렇지 않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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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하나 잘한 건 있어요.
바로 퐁크러쉬 끊기.
“피곤하니까 괜찮아.”
“이건 나한테 위로야.”
스스로를 그렇게 달래며 마셨지만,
결국은 핑계였어요.
그걸 끊고 나니
몸이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더니,
금방 또 적응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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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쓰는 방법이 하나 있어요.
바로 ‘주말의 행복리스트’.
먹고 싶은 게 떠오르면
참는 대신, 적어보는 거예요.
• 참치회
• 케이크
• 돈가스
• 도넛
이상하게,
적기만 해도 마음이 진정돼요.
“지금 안 먹어도 괜찮다.”
욕구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행복을 잠시 주말로 미뤄두는 거죠.
그리고 주말이 되면
그중 하나를 고르고,
조금, 천천히, 맛있게 먹어요.
첫 번째는 돈가스.
줄 서서 먹는 광화문 맛집.
맛은… 그냥 그랬어요.
두 번째는 참치회.
단백질도 채우고,
무엇보다 마음이 채워졌어요.
세 번째는 케이크.
딱 한입, 맛만 봤어요.
충분히 달콤했어요.
먹을 땐 늘 100g의 법칙.
위가 작아서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점.
그게, 참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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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운동은 실패했어요.
21층 계단 오르기, 역시 무리였죠.
그래서 대신 차를 두고 걸었어요.
걸어서 출근하고,
걸어서 퇴근하고,
틈날 때마다 조금씩 걸었어요.
누군가는 “그게 뭐야” 하겠지만,
저는 알아요.
그 ‘조금씩’이 결국 저를 바꾼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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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이 더 중요해요? 운동이 더 중요해요?”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제 대답은 늘 같아요.
체중을 빼야 할 땐 식단이에요.
적게 먹어야 빠져요.
그러고 나서, 운동으로 지켜야죠.
그래서 저는 지금
‘덜 먹는 중’이에요.
일단 빼놓자고요.
‘일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까지,
조금만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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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이번 주에 제일 잘한 건
‘참은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기다린 것’이야.
식욕을 이기는 사람보다,
식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훨씬 단단하거든.
퐁크러쉬 끊은 것도 멋졌고,
계단 못 오른 것도 괜찮아.
걷기만으로도 충분했어.
이번 ‘주말의 행복리스트’
또 적어보자.
그리고 그중 하나쯤은
예쁘게, 맛있게 먹자.
(근데 도넛이랑 케이크 둘 다 먹는 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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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다짐보다 강하고,
다짐보다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