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많은 특수아이들과 사람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큰 틀에서 보면 '사람은 다 똑같다.'이다.
혹자는 장애학생을 가르치고 함께 하는 직업이라는 것 자체를 신기하고 다른 세상으로 느낄지 모르지만,
이곳의 생태를 보면 다 사람 사는 곳이고 다 비슷비슷한 메커니즘, 톱니바퀴로 굴러간다.
작게 보면 교실에서의 모습도 비슷하다.
물론 '장애'라는 필터가 한 겹 더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냥 '사람'으로서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다.
예를 들면 성실한 학생, 모든 일에 불만이 있는 찡찡이, 말만 많은 허풍이, 선생님에게 건건이 일러바치는 걸 좋아하는 일름보,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 공부하기 싫어서 투정 부리는 아이, 고기반찬을 많이 좋아하는 아이 등등 등등 등등.. 여기에 장애나 수준에 따른 특성이 약간씩 더 해진 느낌일 뿐 일상적인 학교와 비슷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1학년 아이들을 보다가 6학년 졸업반을 보면 '아이고 다 컸네'라며 뿌듯해하듯이,
우리도 초등 때 착석도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중고등으로 진학하면 의젓하게 앉아서 수업을 듣고, 교사의 질문에 척척 대답하며 수업하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들이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크게 보면 교실 밖 학교 차원에서의 모습도 비슷비슷하다.
예로 우리 학교도 학생회가 있다.
물론 선생님들의 지원이 조금 더 들어가기는 하겠으나 언젠가부터 학생회가 의견을 내서 점심시간에 음악이 나오기도 했고, 급식이나 체육관 사용 등 다양한 곳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기도 한다.
아니면 글자를 아는 아이들은 급식실 게시판에 원하는 급식메뉴를 적으면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제와 밝히지만 게시판에 끔찍한 민초 떡볶이를 써놓은 범인은 바로 나였다.
다행히도 이 끔찍한 메뉴를 급식에 올리지 않으신 영양선생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아! 그리고 귀여운 에피소드가 있는데 자폐아이가 쓴 것이 분명한 메뉴도 있었다.
----(킹크랩 - 싯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킹크랩에 싯가 까지 세트로 인식해 버려 게시판에 위와 같이 적어 놓은 것이다.
이 외에도 이동 수업을 하고, 공공 예절과 순서를 지키고, 똑같이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인으로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자라고 있다.
이곳의 사회와 사람이 밖의 사회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