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교사로 일하던 시기의 이야기다.
아직도 정확히 기억이 난다.
난 처음의 불안과 설렘을 안고 출근시간보다 제법 일찍 도착해 학교를 구경하였다.
3월 새벽의 서늘함이 계절에 맞지 않는 나의 얇은 양복을 뚫고 들어와 소름이 살짝살짝 돋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래된 초등학교에 의례 있는 낡은 동상과 작은 텃밭, 오밀조밀한 작은 건물들이 있었다.
창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마치 새내기라고 이마에 적혀있는 듯했는데,
어색한 핏의 정장과 조금 삐뚤어진 넥타이를 한 모습으로 굳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교무실이 있는 건물을 향해 가니 입구 입간판에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환영합니다. 000 선생님'
세상에.. 내가 선생님이라니..
지금이야 나의 호칭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선생님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너무나 어색했다.
어색함의 원인이라면, 내가 과연 선생님이라고 불릴만한 준비가 되어있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나의 교사직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나는 스스로 선생이라고 불리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이런 이상한 관계가 한동안 지속된 것이다.
물론 시간은 이를 해결해 주고, 나 역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 선생,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지도서를 가지고가 공부하며 개별적인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추가적인 수업준비를 하고, 하다 하다 시험기간에 학생별로 수준별 시험지를 따로 만들어 배부했다.(지금 보면 문제는 엉망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이 아이들이 나를 만남으로 인해서 인생에 손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나보다 더 경력 있고 훌륭한 선생님을 만났다면, 아이들이 더 잘 성장했을까?라는 물음은 1년 내내 따라다녔다,
결국 이러한 물음과 현실에 대한 불안으로 나는 1년만 일하고 바로 임용고시 준비를 들어가게 된다.
뭔가 임용이 된다면 나 자신이 국가에서 인정받은 더 떳떳한 교사가 될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현실의 안정감도 굉장히 중요하고)
지금은 나에게 너무나 당연한 호칭이지만, 과거의 나를 보면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선생님이란 말의 무계는 본인이 짊어지기에 따라 다른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