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특수교사 수필집(들짐승 소년 이야기)

by 특수교사 호짠

작고 소중한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그 학생을 만났다.


첫 대면에서 학생은 마치 정글북의 초창기 모글리 같았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공부를 시키거나 등등) 성을 내면서 짐승처럼 하악질을 해댔고, 4발로 기어 돌진하고, 손톱 할퀴기 공격을 시도했다. 게다가 위생관리에도 허점이 많아서 신체 모든 곳의 위생과 학급의 공기질에 극심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큰 문제는 특수학급에서 뿐만 아니라 통합학급, 급실실 등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동반되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한 다양한 민원? 과 문제들이 우리 사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젊고 열정만 있었던 나는 급식실에서 생떼를 부리던 학생을 번쩍 들고 나오거나, 단호하게 지도하는 방법을 위주로 사용하였다.

돌이켜 보면 들짐승 같은 모습은 겁 많은 학생의 불안과 불만의 표현이었을 것이고, 부족한 위생관리는 집에서 충분하지 않은 관심의 투영이었을 것이다.

만약 그때의 내가 더 경력이 있고 섬세한 선생님이었다면, 학생의 위생과 교실에서의 적응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함께 받침 있는 글자를 읽기 위해 노력하고, 낮선이에게 하악 거리지 않도록 지도하고, 늦잠을 자서 수학여행을 못갈 뻔 하는 등의 추억을 담아 학생은 안전하게 졸업 하였다.

2년간 나와의 수많은 소통? 이 있어서인지, 그냥 시간이 흘러서 성장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비교적 더 의젓하고 어엿한 청소년이 되어 중학교로 진학을 하였다.


이후 전해 듣고 소통하기로는 특수학교를 졸업하여 지역이 한 공장에 취합하는 등 성공적인 자립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가끔 본인이 졸업한 특수학교로 찾아와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첫 만남이 야생성 가득한 모글리'와 같았다는 사실은 이제 아무도 맞출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은 참 빠르다. 이 학생이 장성한 만큼 나는 늙었겠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서 취업하고, 열심히 살아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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