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한 스푼 작가의 경험과 수많은 허구적 창작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특수학교에서는 일반학교 보다 다양한 행사가 공식적으로 많이 열리곤 한다.
그렇지만 가끔 나처럼 아무 맥락과, 이유 없이 그냥 내가 좋아서,
재미있어서 무언가를 하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특수학교에서 열었던 '브레멘 음악대의 공연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때는 내가 특수학교에 들어온 첫해, 담임으로 고3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이다.
우연치 않게도 나의 반아이들과 옆반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음악과 노래, 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고,
이는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지, 잘한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래하고 춤추며 너무나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담임인 나는 사실 다년간의 직장인 밴드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었고,
개인 장비만으로도 소규모의 공연이 가능한 정도의 장비도 갖추고 있었다.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이 너무나 열화와 같았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너무나 확고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재미있었기에 결국, 학교 안에서 소규모 버스킹 공연을 실시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와 우리 반이 핵심이 되어 운영하는 '비공식 행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우선, 우리 반 외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브레멘음악대 멤버'들을 소집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동화 속에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당나귀, 사냥개, 고양이, 수탉'이 모여 음악대를 만들 듯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 우리만의 팀을 결성하기 시작하였다.
감정이 과하게 풍부하지만 음정을 못 맞추는 친구, 춤을 열심히 추지만 박자를 못 맞추는 친구,
음정이 옥타브 단위로 널뛰는 친구, 말을 못 하고 휠체어를 타고 있지만 셰이커라도 흔들고 싶어 하는 친구 등
다양한 친구들이 모였지만 공통점은 모두가 음악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멋진 무대를 꾸려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나의 멋지고 소중한 '브레멘음악대'가 결성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무대를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
하지만 비공식 행사인 만큼, 많은 인적, 예산적 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다.
특히나 비공식 행사의 준비를 위해 수업시간을 쓸 수는 없었게에 아이들과 짬짬이 스케줄을 조정하며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활용하여 연습에 임했다.
수많은 연습의 인고의 시간을 지나, 대망의 버스킹 공연날이 되었다.
날씨는 생각보다 제법 더웠고, 음향은 아쉽게도 열악했으며, 관객은 생각지 못하게 많았다.
그럼에도 버스킹이란 이러한 어려움과 변수를 이겨내며 무대를 만들어가는 것이고,
아이들은 긴장한 와중에도 본인들의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서로를 응원하고, 실수를 보듬고, 관객과 호흡하려 노력했다.
정신없이 준비한 곡들은 하나 둘,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마지막 단체 곡이 끝나고 나서야
나도 한숨 돌리며 공연이 끝났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후 2~3년 내가 그 학교에 있는 동안 '브레멘 음악대는' 학교 공식 행사에 포함되어 실시되기도 하였다.
내가 학교를 나가면서 당연스레 이 행사는 끝났지만, 더 좋은 공식적인 행사들이 이 자리를 채워 나갈 것이다.
'브레멘 음악대'의 '엔딩'은 음악으로 못된 도둑들은 혼내주고
동물들이 그곳에 정착하여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게 된 것으로 끝난다.
나도 나의, 우리의 '브레멘 음악대'의 엔딩이 해피엔딩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아니, 솔직히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무대에 올라갔던 아이들은 '효능감과 자신감'을
무대를 관람하여 호흡했던 아이들은 '즐거움과 신선함'을 느꼈다면
나의, 우리의 '브레멘 음악대'는 '성공'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의 잔혹동화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었다.
※ 해당 에페소드는 특수교육의 현실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작성한 글이며,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거나 차별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