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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oresmoker Apr 25. 2022

NoMoreSmoker_보통의 보통 말

1. 불편한 신발 신으면 표정이 안 좋아





작은 것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친한 언니, 내가 뽀로로라고 부르는 그들이 그렇다.

지나치기 쉬운 것, 별 거 아닌 걸 잘 관찰하고 잘 묘사한다.

타고 났다.

요즘 흔한 MBTI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게 기질이다.


마주치는 현상을 긍정적인 눈으로 관찰하고, 거기서 비롯한 자신의 생각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

일부러 예쁘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서 더 와닿는다.

"신발이 불편하면 표정이 안 좋아져."

아무 것도 아닌 말, 불편한 신발에 대한 이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


대학생 때부터 애 낳기 전 신혼까지, 나는 술만 먹으면 뭘 샀다.

펜이나 공책이 가장 많고. 귀걸이, 그 다음이 신발이었다.

그 때 자주 가던 술집이 대학가.

술집 근처에  가지 가게가 모두 있어서 그랬을 것같다.


술 먹고 산 신발은 예쁜데 발이 아팠다.

주로 발등이나 발뒤꿈치가 까져서 결국은 두 번 신고 쳐박아 두다가 버렸다.

몇 번 그런 다음엔, 술 마신 후엔 정신 차리고 신발은 안 샀다.

대신 한동안 우산을 다.

그러다가 이젠 그조차 안 한다, 이미 우산도 너무 많고.

잃어버려도 꼭 술김에 산, 예쁜 우산만 잃어버리기 때문에.




@nomoresmok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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