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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Jun 16. 2022

강아지 같은 첫째, 고양이 같은 둘째

너무 다른 남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어느 가정이나 한배에서 한 핏줄로 태어났는데 형제든, 자매든, 그리고 남매든, 심지어 쌍둥이도 비슷한 핏줄은 한 명도 없다. 우리 집 남매도 마찬가지이다.

꼭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성격부터 기질까지, 비슷한 점 하나 없는 우리 집 남매를 보고 있자면 웃음이 나온다.

우리 집 남매를 한마디로 정리하지면,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이다.

강아지 같은 첫째, 고양이 같은 둘째이다.

이미지출처 _고양이 뉴스 https://m.blog.naver.com/yykuki/221669841871

먼저 개와 고양이의 차이를 간편하게 재미로 알아보자.

1. 고양이는 고독한 사냥꾼이에요. 사회적 동물이지만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다른 동물이나 사람을 필요로 하진 않아요. 반면 개는 무리 지어 사냥하고 누군가와 함께 할 때 행복해해요.
2. 고양이는 새벽이나 해 질 녘에 더 활동적이지만, 개들은 낮에 더 활동적이에요.
3. 아무리 살가운 고양이라 해도 여러분이 외출할 때 따라나서려 하지 않아요. 반면 개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어 해요.
(출처_소년한국일보. http://www.kidshankook.kr/news/articleView.html?idxno=823 참조)

분명 표면적 차이일 뿐이고, 더 깊이 들어가면 더 많겠지만 일단 우리가 쉽게 떠올릴만한 차이점이다.

이렇게만 봐도 우리 집 남매에 대입해보니 딱이다.


첫 번째로, 우리 첫째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나 싶을 정도로 인간친화적이다. 옆에 누가 있어야 힘이 나고 옆사람과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고 사람을 만나면 흥이 나는 아이이다. 기본적으로 수줍음이 많고 얼핏 내성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주변 사람과 교류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좋아한다.

두 번째로, 애굣덩어리. 애교가 많아서 살살 녹는다. 첫째들은 애교가 없다고 누구 그랬는지?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듯 첫째는 늘 웃으며 쫑알쫑알 말하는 수다쟁이이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스킨십도 좋아한다.

세 번째로, 활발한 야외 활동가이다.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밖에서 놀다 온다. 산책하기, 자전거 타기, 여행하기는 첫째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다.

웃는것도 닮았다. 활짝!깔깔깔!(이미지출처 _네이버 이미지)

반면, 우리 둘째는 우선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사람 없는 곳으로 사라지거나 사람들과 함께 오래 있는 것을 싫어한다.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하며 적군인지 아군인지 유심히 살핀다.

그래서 둘째와 친해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마냥 혼자만 있지는 않는다. 외로워할 줄도 알며, 마음을 연 사람들과는 오히려 더 각별하다.

두 번째로, 부모를 흡사 집사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별명은 "우리 집 도련님." 대부분 필요한 것이 있으면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하다. 나를 쳐다보며, "당연히 지금 당장 해주거라." 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세상 집돌이다. 집안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은 싫어하지만 햇빛 쬐는 창가에 앉아 창밖 풍경을 즐긴다. 특히 창가나 구석진 곳을 좋아하고 대부분 집안에서 어떻게든 혼자 잘 논다. 가끔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다가오지만 자기 놀이가 끝나면 얄짤없이 정색하며 가버리는 냉랭한 면도 가지고 있다.

유심히 살피며 경계하는 모습이 닮았다. (이미지출처 _네이버 이미지)

극명하게 다른 남매. 그런데도 서로의 다름을 알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기특하다.

예를 들어, 포옹을 너무 좋은 첫째는 터치에 유난히 민감해하는 동생을 안아주고 싶을 때, "동생아~누나 안아주세요~"하고 미리 허락을 구한다. 터치가 너무나도 싫지만 포옹을 해주지 않으면 누나가 자신을 계속 귀찮게 굴 것이란 걸 아는 둘째얼굴을 최대한 멀찍이, 팔은 어깨에 걸치는 어설픈 형태지만 누나의 포옹을 허락해주곤 한다.

둘째가 안 받아준다는 걸 분명 아는데도 첫째는 웃으며 끊임없이 둘째에게 장난을 건다. 둘째는 그런 장난이 세상 귀찮기도 하지만, 또 싫지는 않은 듯 마지못해 받아준다.

앙숙이지만 앙숙 아닌 남매. (이미지출처 _네이버 이미지)

강아지 같은 딸도 고양이 같은 아들도 가족과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그저 사랑스럽다.

서로가 이리도 다르니, 당연히 가끔은 다투고 투탁 거려서 집안이 시끌시끌해도 이것이야말로 평화로운 우리 집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빨리 자라 버리지 말라고, 너희의 풋풋한 어린 시절을 조금이라도 눈에 담아두고 싶다고.

지금 이 순간이 조금 더 지속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욕심이 오늘도 쌓여간다.




표지 이미지 출처_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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