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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Nov 23. 2022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힘

《비터 스위트》를 읽고

디즈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2015), 은 어린이를 위해 만들었지만 어른들의 지지를 유독 더 많이 받은 애니메이션이다. 왜일까.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와 성장해감에 따라 감정의 '복잡 미묘'함을 깨닫고, 인생의 여러 다면성을 받아들이며,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사랑스러운 감정 캐릭터들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 기쁨이와 슬픔이(위). 여러 감정들이 뒤섞인 기억구슬들(아래)


비터 스위트 Bittersweet.

우리나라에서는 '달콤 씁쓸하다'라고 표현한다. 이 맛의 표현은 대표적으로 초콜릿을 떠올리게 한다.

달콤 씁쓸하다는 표현이 얼마나 적절한지!

특히 책은 생의 달콤 씁쓸함에 주목했다.


'비터 스위트(원제 Bittersweet: How Sorrow and Longing Make Us Whole)'/수전 케인/RHK코리아 출판사


수전 케인 저자는 2012년 출간된 저서 '콰이어트(원제 Quiet: The Power of Introverts in a World That Can't Stop Talking)'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신작 '비터 스위트'에서는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인간의 창의성 발휘 등을 이끄는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지 않으면,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가할 수도 있다”며 “모든 인간이 고통과 상실을 겪고 있거나 겪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다”라고 분석한다.


수전케인 작가.


'강함'을 재정의해야 한다.
'강하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단 한 번도 애통함을 느껴 본 적이 없거나, 누군가에게 배신당해본 적이 없거나(그래서 분노를 경험한 적이 없는), 누군가를 잃어본 적(그래서 슬픔을 느낀 적이 없는)이 없는 게 '강함'인가.
이런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슬프고 애통한 감정을 개인이 성장하고, 타인과 연결하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연결하는 것을 '리더의 강함'이라 재정의해야 한다.

  -수전 케인 인터뷰 중에서.


행복과 불행이 이분법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누구나 느껴봤을 이런 기분을 ‘달콤 씁쓸한’이라는 뜻의 ‘비터 스위트(bitter sweet)’라고 명명하고 과학적인 연구 자료와 자신의 이야기를 포함한 감성적인 접근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슬픔이나 고통에 민감한 사람들이 어쩌면 이를 통해 큰 가능성과 창의성을 지닌 인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과 우리 자신이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바탕을 슬픔이나 고통을 겪으며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슬픔과 동시에 아름다운 것
즉 씁쓸함과 달콤함의 어우리 짐이다.

-본문 중에서.


이미지 출처 _pinterest.com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나 주관적 일화가 많아 심리를 분석한 책이라기보다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경험들을 통해 얻어낸 삶의 가치와 깨달음을 통해 삶이란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려준다. 그렇다고 씁쓸함 가득한 삶만 있는 것 또한 아니라고 설명해주며 달콤 씁쓸함이야 말로 생을 만족하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완벽과 긍정에 대한 오해와 착각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인간 사회는 어느덧 '잘 살아야 한다', '성공해야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등 수많은 강요와 압박을 받으며 살고 있다.

긍정적이 여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의 긍정의 횡포와 슬픔을 감추어야만 한다는 묵인을 강제로 당하는 순간 우리는 이러한 감정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좌절하며 고통받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저는 마음 찢어지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저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요."


 "이해해요. 하지만 그런 건 죽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예요. 죽은 사람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이 찢어지지 않고, 실패에 따르는 좌절을 겪지 않아요."


-본문 중에서.


우리는 사실 인생이란 '달콤 씁쓸하다'라는 표현이 전혀 새롭지 않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오며 체감하며 어렴풋하게나마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누구나 강인하고, 낙천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책을 통해 말한다.

자신의 슬픔, 한계, 기질에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감정들을 서로 융합시켜 더 충만한 자아로 거듭날 수 있다고.

인간은 완벽을 갈망할 순 있지만 절대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다.

이를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달콤 씁쓸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이 맛이야 말로 우리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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