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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Nov 25. 2022

오늘은 감사하는 날

그래도 특별한 하루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축하받자고 올리는 글이 아님을 먼저 말씀드립니다.ㅎㅎ

저는 쌍둥이이니, 엄밀히 말해 저희 생일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40년을 남짓하게 살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 물정에 어둡고, 배울게 한참 많은 어리숙한 자신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매년 생일 오는 게 이제는 즐겁지 않기 시작했었습니다.

'나이 먹는 거 축하받는 게 뭐 대단하다'고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생일은 ''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어릴 때는 이날이야말로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된 듯 어깨가 으쓱해지고 누가 알아주지 않고 축하해주지 않으면 상심하기도 했죠.

단순히 축하해주고 축하받지만 왜 축하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게는 큰 의미를 못찾겠습니다.

그래서 좀 다르게, 생일이라는 핑계로 조금은 진지하게 나에게 삶의 의욕을 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먼저 부모님께 전화드려서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낯간지럽고 오글오글 용기가 필요한 말이지만 내뱉고 나니, 괜히 마음이 물컹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쌍둥이낳느라 수시간 혹은 수십 시간의 산통을 느끼며 출산의 고통을 이겨내 가며 세상에 나게 해 주신 날이니까요. 당연히 어머니가 축하받으셔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어머니는 임신 중 태아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앞으로의 양육이 두려워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어릴 때는 그 말씀을 들을 때는  참 섭섭했는데 지금 저도 엄마가 되고 보니, 그 마음이 지극히 이해가 갑니다.

이미지 출처 _네이버 이미지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나의 가족.

선물로 한시간 내내 안아주겠다는 딸과 자기 이름을 붙여 생일축하노래를 부르는 아들, 오늘 먹고싶은 거 다 배달하라는 남편까지.

제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나의 아이들과 남편에게도 고마움을 전해봅니다.

앞으로도 생의 길목들에서 가끔은 궂은 날씨도 만나겠지만 나름의 가족이란 울타리를 고쳐가며 고비들을 잘 넘기며 지켜내 나아가겠지요.

오늘 어김없이 축하해주는 지인들의 메시지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평소 주변 지인들에게도 톡이지만 이 날을 빌어, 감사의 편지를 열심히 써서 보내보기도 했습니다.


태어나 살아보니,

아프고 나서야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감사합니다.

그래서 오늘 태어나 제 편이 되어준 제 주변의 들과의 소중한 인연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이제 생일이라는 게 더 이상 어릴 때처럼 기다려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오히려 딱히 즐겁기만 한 날은 아니니까요.

점점 생일은 평일처럼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고 누가 알면 오히려 부담스러워지는 날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축하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리고 여느 평일처럼 보내지만, 그래도 엄밀히 평일은 아니니 특별한 다른 의미를 부여해주기로 했습니다.

축하받기보다는 바꾸어 날 태어나게 해 주고, 계속 살게 해 준 나의 편을 서준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한 날이라고요. 

그리 생각하니 또 의미가 깊은 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브런치 이력이지만 이곳에서 제 영혼이 쉴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어 의미가 깊은 곳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의 진심을 담은 글들을 읽어주시고 소신과 마음을 아 생각들을 나누어주시는 글 벗님들과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 몇 글자 올려봅니다.

태어나 여러분들을 알게 되어 계속 생이 이어질 수 있고, 같이 진심을 나누고 웃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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