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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 에포크 Dec 30. 2022

올해를 마무리하며

2022년 안녕!

이제는 세월 가는 게 아무 감흥이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올해도 마무리가 되어가니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반성하고 싶은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누구에게나 아쉬울 것 하나 없이 만족하는 한 해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나는 개인적으로 올 한 해 화가 그렇게 많았던 해였다. 가족들과 크게 부딪치거나 누구와 싸운 것도 아닌데, 혼자서 애꿎은 사회구조를 탓하며 씩씩 화를 삭이며 지낸 날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한해한해가 이리 치열하고 다사다난한데 신기하게도 지나고 보면 무난하고 평탄한 시절들로 기억되는 건 나의 멘털레벨이 높아진 건지, 당시 별일 아닌 걸로 유난을 피운 건지 잘 모르겠다.




올해 나에게는 브런치를 새로이 만나게 된 게 가장 의외의 즐거움이자 커다란 이벤트였다.

쌍둥이언니의 추천과 격려로, 그 흔한 SNS나 블로그활동도 해본 적 없던 내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쓴 글 한편이 덜컥 승인을 받으며 여전히 낯선 작가라는 칭호로 이곳의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브런치에 들어와 새로운 세계를 보고 듣고 써 내려가며 경험하고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가장 행복했은 글벗들과의 교류이다.

아무리 되돌아봐도 이곳처럼 따뜻한 공간도 없다.

부족한 글에도 댓글로 깊은 공감과 이해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점과 생각으로 신선한 깨달음을 주고, 용기와 응원을 주는 훈훈한 공간이다.

글을 읽으며 여러 작가님들의 다양한 관점으로 보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고 위트 있고, 멋진 표현으로 사유하는 재치가 넘쳐난다.

읽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마주하는 건 나에게 집에서도 떠나는 여행과도 같았다.

여전히 모자라고 많은 수행이 필요한 필력이지만

이제는 제법 눈도장을 찍은 글벗들도 생기고, 즐겁게 댓글로 필담을 나누며 글로 서로를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삶의 지혜를 나누었다.

훌륭한 글들에 둘러싸여 즐겁게 읽고 가끔은 쓰며, 나름의 인생의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는 성장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쓰는 일기의 한 페이지.


나의 글에 주제에 따른 매거진이나 테마로 나누어있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숙련생인 마음으로 일단은 써보자는 이유 때문이다.

다른 형태의 글이나 에세이보다는 솔직한 일기형식으로 쓰는 것도  좀 더 수행하고픈 마음 때문이다.

일기를 써와서인지 그렇게 시작하는 글이 아직은 글을 쓰는 게 편해서 머리글의 물꼬를 조금은 수월하게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배우고 깨닫고 고치며 수련하는 단계임은 틀림이 없다.




결국 글이었다.

나의 인생에는 여러 안식처가 존재했었다.

글은 변화무쌍하게 거쳐간 다양한 안식처 중에서 저쪽 구석 한편에 조그맣게 일기라는 모습으로  묵묵히 나를 기다려주었다.

글은 나에게 나의 불만과 울분을 들어주는 성토의 장이 되어주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인연의 줄이 되어 주기도 한다.

때로는 반성과 성찰을, 때로는 사유와 깨달음을, 때로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으로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버틸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렇게 결국 끝까지 내 곁에 있어준 버팀목은 글이었다.


지난날 나의 버팀목이 되어준 나의 역사, 일기장들


앞으로 대단하거나 특별한 각오 같은 건 자신 없다.

일단 떠오르는 대로 쓰고 싶다.

그래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훗날,

나답게 글을 쓰고 싶다.

나의 색을 찾고 싶다.

나의 색이 어떤 색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멈출 수 없다.

느리지만 묵묵히 조용하지만 뭉근하게

여전히 오늘도 글을 써가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난다.


Happy new year!♡




2022년도 곧 저물어 가네요.

이곳 브런치에서 글벗님들과 구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게 올해 가장 커다란 행운이자 행복이었습니다.

부족한 글에도 늘 찾아와 읽어주시고 진심을 나누어주신 글벗님들과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년에도 분명 바쁘고 정신없는 현생이 기다리고 있겠지만요 ㅎㅎ

여전히 이어지는 생이지만 날짜가 주는 기회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변함없이 글로 세상을 보고 나누며 삶의 중심에서 잘 버텨내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말을 되새기며 순간들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소망하신 일들이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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