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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은 추임새가 아닙니다

by 나니

나는 주위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말투에서 그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다. 같이 생활하는 생활반경 내의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사투리를 쓰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한다.


원래 욕을 하는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말끝마다 입에 달고 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인 정도의 친구들이나 어른들, 남자친구 앞에서 욕은 아예 하지 않는다. 온라인 게임 모임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도 욕을 하지 않는 편인데 어제는 나도 모르게 계속 욕이 튀어나왔다. 그 이유는 바로 새로 들어온 멤버중에 말끝마다 욕을 하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27살로 나이가 적은편도 아니고 사회생활도 하고 있는데 정말 욕을 많이 한다. 말 하는 한 문장에 욕이 두세번 들어가고 매 문장 추임새가 욕이다. 처음엔 개인 성격이겠거니 하고 넘겼지만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계속 욕을 들으니 기분이 언짢으면서도 어느샌가 나도 동기화되어 욕을 같이 하고 있었다.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나몰라라 하고 툭툭 튀어나오는 욕을 내버려뒀는데 다른 친구가 나에게 욕 안하더니 요즘 왜 욕을 하는지, 욕하는 친구한테 물든건지 물었다. 아차 싶었다. 신경을 안썼더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욕을 하고 있었나보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바로 컴퓨터를 껐다. 말에 신경을 좀 써야 할 것 같다. 욕을 한다는 게 멋있는 것도 아니고 뇌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며 욕의 기원이 거즌 쓰레기같은 것들 뿐인데 왜 나몰라라 했는지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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