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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에 찔리지 않는 사람

by 나니

본인 포함, 사람이 셋 이상 모이면 어딜가나 뒷말이 나오고 시끄럽기 마련이다. 인간이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칭찬도 욕도 모두 뒷말이 될 수 있다.


친구사이, 지인사이에도 뒷말이 많은데 하물며 회사는 오죽할까. 사내정치, 줄타기, 뒷담화 등등등 바람 잘 날이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매일이 시끄럽다. 부대표가 대리를 속된 말로 찍었기 때문이다. 아주 눈엣가시인듯 매일 괴롭히고 있다. 사사건건 업무에 트집을 잡고 언성을 높이고 내가 싫으면 너가 나가라는 말을 아주 대놓고 하고 있다. 얼마나 같잖은지.


솔직히 퇴사하거나 퇴근하면 그냥 옆집 아저씨 아닌가. 하지만 본인이 뭐라도 되는 마냥 자연산 도미를 양식해보겠다고 가두리에 가둬놓는 중이다.


대리는 심성이 여리다. 순수하고 상처를 잘 받는다. 업무 특성은 급하게 하지 않고 마음을 담아서 한다. 성격 급한 부대표가 보면 답답해보이나 보다. 매일 빨리빨리 하라고 성화다. 그냥 냅두면 알아서 물 흐르듯 잘 하는 사람을 댐을 만들어 흐르는 물 가두고 바가지로 얼른 퍼내라고 하고 있으니 당연히 성미가 안맞다. 대리는 퇴사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회사에는 직급이 있다. 상사와 부하직원. 부하직원을 관리하는 것도 상사 업무 중 하나다. 근데 많은 상사가 이를 간과한다. 아랫사람이 퇴사하지 않고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고 본인과 맞지 않는 아랫사람을 퇴사시키는 것이 아닌 그들의 장점을 보고 조직에 잘 융화할 수 있도록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도 상사의 업무다. 그러나 일부 상사들이 본인은 잘하는데 밑에 애들은 못한다고 말한다. 끈기가 없어서 회사에 적응을 못한다고 한다. 사회성이 없어서 퇴사한 거라고 우겨대는 경우도 봤다. 부대표도 그런 사람 중 한명이다. 퇴사하라고 윽박지르면서 퇴사를 종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본인도 매일 자잘한 실수를 하면서 대리의 작은 실수는 회사를 무너뜨리는 실수라며 욕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부대표는 본인 입지를 깔고 발을 뻗고 싶어 매일 퍼포먼스 타령을 하고 본인 퍼포먼스가 이만큼 나온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어이쿠! 실적이란 게 있나?' 싶다. 수입이 천만원인데 지출도 천만원이다. 하지만, 그래도 천만원 벌어왔잖아? 가만히 있으면 마이너스 천만원인데 내가 이렇게라도 해서 마이너스를 없앴잖아 라고 한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 정말 잘 만든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이 있다. 장점을 보고 단점을 봐도 늦지 않는다. 장점을 칭찬하고 단점을 욕해도 늦지 않는다. 장점을 끌어 올리고 단점을 고쳐도 늦지 않는다. 단점만 보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도 본인의 단점만 찾게 된다.


장점을 보는 게 그렇게 어렵나? 자꾸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보고 단점만 까내리니까 나도 단점만 어떻게든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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