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은 긴 시간인가요? 짧은 시간인가요?
그동안 드러내고 싶은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며 나는 누구일까요? 수수께끼처럼 하나씩 하나씩 업로드하는 데에 순서가 있다는 생각에 글쓰기 하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규칙을 깨는 것 같은 강박이 들어 업로드가 멈춘 상태로 수정을 반복했고 새해가 뜨기 전에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보고자 한 해를 돌아보며 실시간 기록에 용기 내려 브런치 앱을 켰습니다.
첫눈에 반했고 설레었고 숨기지 못했고 한순간도 떨어지기 싫어 무모하게 함께했고 그렇게 함께 걷는 사이가 되었고 내 인생의 전부였던 존재가 더 이상 우리가 아닌 사이가 되어서야 손가락을 접어봅니다..
다섯, 여섯, 일곱. 7년.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력서를 돌리고 면접을 보고 팀이 생기고 다쳐서 입원을 했다가 회복하면서 다시 같은 길을 도전하고 한 달 쉬고 뛰어들고 넘어지고 휘둘리고 상처받고 반복해서 해온 일이 7년.
나의 전부가 사라지자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치고, 자전거를 타면 고꾸라지고, 그저 똑바로 걷는 것, 앞을 보는 것조차 어려웠고, 횡단보도 앞 신호를 기다릴 때는 서있는 게 힘들어 쪼그려 앉아야 했습니다.
죽은 듯 누워있는 나를 일으켜 햇살을 보게 하려고 학원을 다녔지만 매일을 울었습니다.
선생님이 뭔가 설명하고 있을 때도 죄송스럽게도 눈물은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끝없이 울었습니다.
고작 이별이라는 사적인 감정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는 걸 인지하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살고 싶었습니다. 사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위태로워 보이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비웃음을 사는 나약한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나아질지도 몰라.' 그렇게 또다시 같은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내가 야생에 뛰어드니, 굶주리고 있던 배고픈 사자, 하이에나, 똥파리에게조차 눈에 띄는 고깃덩이였습니다. 돌아가며 물어뜯고 싸우고 가지고 놀다 버리고 짓밟았습니다.
그런 불안정하고 험한 일을 꼭 해야겠냐던 연인이었던 애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7년, 더해서 8년 동안 왜 이 일에 매달린 것일까? 무엇을 얻기 위해?
궁극적인 이유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멈춥니다.
꽤나 우울해 보였는지 주변에서는 다른 일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연애라도 하라고 했지만,
다른 무엇으로 대체하면 괜찮아질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겹 시련이 마치 그만 좀 휩쓸리고 스스로 망가뜨리는 것을 그만하라는 큰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를 돌보아라. 혼자서도 우뚝 서라. 강했던, 잊었던 나를 떠올리고 밖으로 꺼내어라.
무엇을 할지는 그 다음에 생각해 보라.'는 메시지.
무작정 글을 씁니다. 내가 외면했던 내 아픔에 대해.
내가 그 일이 힘든 줄도 모른 채 매달리기를 반복한 이유에 대해 파고 또 파고듭니다.
조금씩 보입니다.
그곳은 인정받고싶은, 사랑받고싶은, 한계를 시험하는, 아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7년의 혹독함 속에 휘청대는 내 곁에서, 외로워서 떠났구나. 지쳐서 그만두었구나.'
비슷한 일이지만 집에서 하는 업무로 나를 흔들고 테스트하는 관계를 차단하거나 무시하고,
나에게 집중하려 애쓰며 1년 반이 되어가는 시점입니다. 나는 원래 하던 일에 은퇴를...
'했다. 했을까? 하는중일까?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유명하지도 데뷔한 적도 없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은퇴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지난 7년간 쌓은 능률과 노하우가 떨어질텐데 괜찮은 걸까? 그 일이 아닌 일을 그 일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을까? 주변 모든 관계들과 멀어지는 것은 괜찮은 일일까?나는 혼자로 남게 될까?
다시 모든게 시작점인데 7년은 사라진것일까? 있었던 일일까? 어쩌면 꿈을 꾼 것일까?
올해는 더 깊은 진로 고민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도
도망치는것도 용기라는 말과 그렇게 또 자신의 길을 찾는것이라는 말에 위안을 받고,
실패가 아니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재밌는 문화생활과 콘텐츠를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며 가장 평온한 날이 많은 한 해였음은 분명합니다. _bye 2021
모두 마음의 소리를 듣고 보살피고 몸과 마음 건강하시고 불행하지 않은지 항상 체크하며,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_hi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