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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녀오겠습니다

출근길

by 오담


띠링! 휴대폰에 알림이 뜬다. 평소에는 광고만 많이 오기에 알림이 울려도 무시하기 일쑤인데, 오늘은 오는 알림마다 설렘을 안고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 한다. 떠 있는 알림을 보고 실망의 표정을 지으며 “아직 아닌가..”라면서 다시 내려놓다가 퇴근 즈음에 울리는 알림 소리


띠링!


눈을 반짝이며 본 휴대폰 알림에는 드디어 원하던 메시지였는지 기쁨의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다 오늘은 바로 고대하던 월급날이다. 작지만 소중한 나의 월급을 보고 “그래.. 이러려고 일하지”라며 벌써부터 뭐를 살지 뭐를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하지만 월급에는 숨만 쉬어도 나가야 하는 돈들이 있는 법, 월마다 나가는 정기적인 지출을 다른 통장에 모아둔다. 지름신이 오기 전에 나의 미래를 위한 적금들도 얼른 적금 통장에 넣어둔다. 이것저것 빠져나가니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매달 드는 생각이지만 내가 한 달 동안 이 돈으로 생활을 어떻게 했지 라는 생각을 들만큼 작고 소중했다.


아침마다 “이 놈의 회사 진짜 그만두고 싶다”라고 생각해도 월급날에는 이 분노와 짜증이 잠시나마 눈 녹듯이 사그라진다. 하지만 내일이 오면 오늘의 기쁨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투덜거리면서 출근길을 나설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아침마다 졸린 눈을 힘겹게 뜨며 집을 나선다. “오늘도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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