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마음이 느껴지는 날이 종종 있다.
가아끔이라고 하기에는 좀 가벼운 것 같고, 꽤 오래 든 생각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비집고 파고드는 이 기분을 느끼면 축 가라앉는다.
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는 것을.
결혼을 안해도 외롭고, 결혼을 해도 외롭다는 것을.
사람의 기질에 따라 그것을 느끼고의 차이가 크다라는 것을.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른다'는 것은 '공감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 누구와 함께 있지 않아서 외롭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지금 처한 상황과 느끼는 마음에 대해 누구도 잘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라는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나 혼자 인 것 같고, 무가치한 것 같고, 쓸쓸하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
이 또한 나약한 마음과 의지 탓일까.
더 정신없이 살아야하는데 여유가 생겨서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일까.
호르몬 탓일까.
감정은 자연스레 느껴지는 마음이니 탓은 안하고 싶다.
대신에 내가 느끼는 마음에 귀기울이고 그 마음을 인정하고 들여다보려한다.
첫번째는 지금 나의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정서적 불안정)
육아라는 긴 터널과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느끼는 아줌마의 고뇌가 상당히 존재한다.
두번째는 육체적 힘듦과 에너지 고갈이 마음의 우울로 전파된 건 아닌가 싶다.
육체와 정신은 상호작용을 하니 순서는 모르겠으나 연관은 있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는 정체성에서 찾을 수 있다.
정체성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며 혹은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여
그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내 존재의 본질에 대한 불확실성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거나 혹은
내 존재의 본질에 대해 다른 이로부터 인정이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네번째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의지할 마음의 둥지를 찾지 못했거나 혹은 믿는 종교가 없거나
누군가에게 터놓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 마음을 행복과 연결짓고 싶지는 않다.
행복하지 않아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니며
행복하다고 해서 이런 마음이 안드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마음이 들 때 어떻게 해야할까.
나만의 스타일인 아이돌을 찾아 팬심을 꺼내볼까?
취미를 만들어볼까?
인간관계를 깊이 있게 하기 위해 누구를 좀 만나볼까?
단기적으로 내 삶의 에너지와 마음의 활기를 찾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방법은 많다.
아쉽지만 나는 아직은 이도 저도 싫다.
이 모든 것도 현재 내 안의 에너지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데 솔직히 좀 귀찮다.
단 하나,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깨달은 것은 '시간이 약이다.'는 것이다.
좀 허무한 말이긴 하지만, 나는 경험했기 때문에 이 말을 온전히 이해한다.
시간이 지나야만 해결되는 것들이 있다.
아등바등해도 어쨋든 시간은 지나간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힘들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더 나아졌고,
어떤 것은 저절로 해결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나의 이 마음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속에 파묻혀 지나가보려한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나는 이 감정을 끌어안고
오늘 밤에 육퇴를 한 후, 캔맥주를 까고 낄낄대며 나는 솔로를 볼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일찍 자야하는데, 꼭 이런 날은 늦게 자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