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양 있는 아줌마 Nov 24. 2022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엄마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해야 할까.

물론 아이 갖기 전에 생각하는 것이 좋겠지만 인생사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으니 육아를 경험하면서

끊임없이 수정을 해나가야한다.


정체성은 외부지향적과 내부지향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봐주면 좋겠는지와

나 스스로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이다.

외부지향적 정체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사회적 정체성에 맞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익숙하다.

타인의 부정과 비판을 받는 것을 두려워해 누가 자신을 칭찬해줘야만 자신을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본인의 선택을 의심한다.

글자만 읽어도 당연하게 지양해야 될 느낌이 든다.


결과적으로 내부지향적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여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인식해야하는데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잘 파악하고 있으면 외부에서 누가 뭐라뭐라 해도 나는 흔들리지 않게 된다.

삶의 중심을 남이 아닌 나에게로 옮겨오면 다른사람을 신경쓰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기에

나를 잘 알게 되면 남의 평판에서 자유로워진다.


아이가 기관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양한 친구 엄마들을 접하게 된다.

한 번은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 정보가 뛰어나고 엄마표 교육에 프라이드가 강한 엄마를 만났다.

나는 정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시간 내서 만났는데

그 엄마의 에너지가 너무 강해 혼이 나가 기가 빨린 채로 돌아온 적이 있다.

그 엄마는 '자신만의 교육과 양육에 관한 가치관이 튼튼하고 올바르며 절대적이다'라는 아우라를 몸짓과 말빨에서 강력하게 뿜어내며 쉬지 않고 열변을 토해냈다.

자신의 강력한 논리에 내가 동조하기를 바라며 본인 기준에 나를 아이 교육에 뒷받침이 부족한 엄마로 만들어 놓고 자신을 팔로우 팔로우하라며 으쓱해했다.


나 또한 많이 휘둘렸다.

여러 엄마를 만나면서 내가 아이에게 환경적으로 부족하게 뒷받침해주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내 양육태도와 다른 엄마의 양육태도를 비교하며 내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헛갈리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 친구 엄마를 만나고 돌아오면 즐겁기보다는 힘이 쭉 빠졌다.

다른 엄마를 만날 때 '나도 좀 괜춘한 엄마다'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내보이고 싶어했으며 

다른 엄마와 나를 비교하여 나 스스로 경쟁 구도를 만들고

내 마음속에 승패를 판가름 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승리자이고, 어떤 날은 내가 패배자가

될 때면 '나는 뒤쳐지고 있다'라는 불안감으로 휘감겼다.

어느 날 나는 만남을 통해 이런 부정적인 기운을 받고 있는 것을 지속시킬 수 없다고 판단을 하고,  다른 엄마들과 서서히 거리를 두고 멀어지기로 결심했다.


자기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현재 나는 엄마로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가?

나의 양육 가치관은 올바른 것인가?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나는 엄마로서 어떤 장점을 갖고 있고, 어떤 단점을 갖고 있는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엄마는 어떠한 모습인가?

끊임없이 생각했다.


나는 왜 자꾸 남과 비교 하려고 드는지.. 못난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아이를 대할 때의 기본 태도, 특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양육태도는 무엇인지 기준을 세우고 가지치기를 했다.

두리뭉실한 것은 명확하게 만들고, 내 성향상 역량이

안되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물론 '내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라는 욕망은 여전하다.

'공부는 재능이다'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기에 내려놓음이 필요한 시점이 생길 때까지는  이 욕망을 지켜두기로 했다. 촤하.


아직 갈길이 멀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아이들은 내 말을 듣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개성있는 인간으로서 뽐내며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엄마로서 통제욕을 버리기만 한다면 반은 먹고 들어간 것 같다.

그놈의 잔소리 좀 줄여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야..........................

왜 저러는지 알려고 하지 않아야..............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흠...... ...............................................

공부머리가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지 갈길은 지가 가겠지?

이상한 길로 가면 어떻게 해야........................ 으악............





이전 06화 육아는 일이 아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