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화. 비슷한 감정 같지만 다르다.
나같은 경우에는 짜증이 지속적으로 나다가 한번씩 어떠한 사건이 촉발되어 욱하며 불쑥 화가 나고
폭발한다.
한달에 한번 며칠은 그러는 듯하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사는지도 몰랐다.
그냥 아, 힘들어. 힘들다. 이런 생각만 들었다.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쳐 다루기 어렵고, 재미있는 일도 없고, 신경질이 났다.
아. 피곤해. 쉬고 싶어. 혼자있고 싶어. 매일 에너지 고갈을 느꼈다.
그러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내 마음이 궁금해졌다.
상담심리센터에 갔다. 가서 한풀이 및 열변을 토해냈다.
안타깝게도 시간당 상담 비용에 대한 값은 얻지 못하고 더 찝찝했다.
그 당시에도 상담심리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점차 자연스럽게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결국은 나의 기질, 나의 초기 양육 경험, 현재의 상황이 버무러져 나타나는 것이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그렇기에 나는 어떤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며 나는 어렸을 때 어떻게 길러졌는지, 현재 내가 불만족스럽게 느끼는 상황은 무엇인지를 다방면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나는 나의 감정보다 남을 맞춰주고 살피는 성향이 있다. (기질)
* 나는 어렸을 때 감정 수용을 받은 경험이 많지 않아 내 감정을 살펴보고 들여다 볼 기회가 적어서 내가 현재
느끼는 감정을 잘 캐치하지 못하고 불편한 감정이 들었을 때 올바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초기 양육 경험)
* 나는 현재 나보다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내가 뒷전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며 육아를 하고 있지만
버거움을 느끼고 있다.(현재 상황)
이것들이 합쳐져서 나는 억울한 감정이 생겼다.
나는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데, 나는 가정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데, 나를 위한 것들이 아니고
다른이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누구 하나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고, 버겁고 지치고, 지겨웠다.
아참, 나는 인정욕구도 큰 사람이다.
이 억울한 감정이 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겉으로는 화를 내고 있지만, 그 깊숙히 파고들면 본질에는 억울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 화의 키워드는 억울함이다.
누구도 나에게 열심히하라고 닥달하는 사람은 없다.
나의 성향이다. 그럼 좀 설렁설렁 내가 편한 육아 방식을 택하면 되는데,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어느 순간 아이가 짜증을 내면 그때 나의 화가 불쑥 떠오른다.
"엄마가 이렇게 바쁜데, 너한테 이렇게 다 해줬는데, 너는 고마운지도 모르고, 왜 꼬라지만 내는거야."
이런식이다.
아이한테 내가 노력하는 것에 대한 인정을 못받는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든 것이다.
또한 현재상황에서 남편에게 "당신은 진짜 열심히 사는 것 같아. 애들도 잘 키우고, 일도 열심히 하고."
이러한 인정을 받았으면 내 화가 좀 더 누그러뜨려질 수 있지만, 남편은 노관심.
그렇기에 몸이 지칠수록 내 짜증과 화는 늘어간다.
슬프다. 알면 뭐하나. 사람의 습성은, 본질은, 변하기 참말로 어렵다.
내가 마음을 고치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잘...
오늘 아침에도 아이를 데려다주는 차안에서 잔소리를 빙자한 한풀이를 하였다.워워.
교양있는 엄마여, 부디 릴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