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강. 다음에 잘할게

제3부. 가계의 운영: 전쟁 같은 현실, 그리고 연민

by Napolia

[Scene]

결혼기념일이었다. 하필 회사에 감사가 떠서 야근을 했다. 빈손으로 밤 12시에 귀가했다. "미안해, 여보. 내가 주말에 진짜 맛있는 거 사줄게. 이번 한 번만 봐줘."
정말자 여사는 자는지 대답이 없었다. 나경제 씨는 안도했다. '휴, 넘어갔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정 여사는 자지 않고 있었다. 그저 기대하기를 포기한 것이었다. 아이 생일 때도, 가족 여행 때도 그는 늘 "다음에"를 외쳤으니까.
그녀의 마음속 장부에는 남편의 '부도 수표'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갚지 않은 미안함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자가 붙어 '체념'이라는 거대한 빚덩이가 된다. 나경제 씨는 아내의 등을 보며 서늘함을 느꼈다. 더 이상 유예는 불가능하다.




[나경제의 독백]

"다음에 하겠다는 놈 치고 진짜 하는 놈 못 봤다. 그게 바로 나네... 나쁜 놈."


* 오늘의 경제 용어: 모라토리엄(Moratorium)


빚 갚을 능력이 안 되어 지불 유예를 선언하는 것. 사랑의 빚은 당일 상환이 원칙이다. '나중에'라는 말은 관계의 파산을 부른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