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강. 필름 카메라의 추억

제3부. 가계의 운영: 전쟁 같은 현실, 그리고 연민

by Napolia

[Scene]

월급날인데 통장은 이미 마이너스다. 나경제 씨는 점심시간에 동료들 몰래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았다. "오늘 점심 뭐 먹었어?" 아내의 카톡. "어, 직원들이랑 비싼 거 먹었어. 초밥 먹었네. 당신도 맛있는 거 사 먹어."
거짓말을 보내고 목이 메어 물을 마신다. 아이들 학원비가 또 올랐다. 그는 고민 끝에 장롱 속에 아껴뒀던 낡은 필름 카메라를 꺼내 중고 장터에 올렸다. 대학 시절 사진 동아리 때부터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보물 1호였다. '이거 팔면 이번 달 학원비는 메꾸겠네.'
거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빈 손만큼이나 가슴이 휑하다. 하지만 집에 들어서서 "아빠 왔어!" 하고 달려드는 딸아이를 보며 그는 생각한다. 내 낭만을 팔아서 너희들의 미래를 샀으니, 남는 장사라고.




[나경제의 독백]

"김밥 한 줄 먹어도 배부르다. 진짜다. 근데 왜 자꾸 눈에서 땀이 나냐."


* 오늘의 경제 용어: 고정 비용 (Fixed Cost)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가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변동비(용돈)가 아니라 이 고정비(생계비)다. 가장의 품위는 지갑 두께가 아니라, 버티는 힘에서 나온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