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죠작가 Oct 10. 2023

오늘은 퇴사하는 날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덧 10월 10일 퇴사하는 날이다.

시간이 참 빠르게 쌓이는구나. 날이 꽤나 쌀쌀해서 이별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자리와 사람들을 보내기에 좋은 날.


남의 자리를 뺏은듯 내 자리가 어색하다. 아니,

내일부터 앉을 수 없다는게 낯설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퇴사 예정자에겐 여유가 가득하다. 이미 업무는 내 손을 떠난 것들

내일부터는 계정에 접속할 수 조차 없다. 내가 선택했지만, 어쩐지 차갑게 느껴진다.

끊으려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아주 얇게 뽑아낸 실같은 관계.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퇴직 소식에 괜히 툴툴대던 과장님의 마지막 말에

"고생했다. 가서 잘하고"

단풍색을 눈동자를 숨기려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 더위 그리고 지렁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