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덧 10월 10일 퇴사하는 날이다.
시간이 참 빠르게 쌓이는구나. 날이 꽤나 쌀쌀해서 이별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자리와 사람들을 보내기에 좋은 날.
남의 자리를 뺏은듯 내 자리가 어색하다. 아니,
내일부터 앉을 수 없다는게 낯설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퇴사 예정자에겐 여유가 가득하다. 이미 업무는 내 손을 떠난 것들
내일부터는 계정에 접속할 수 조차 없다. 내가 선택했지만, 어쩐지 차갑게 느껴진다.
끊으려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아주 얇게 뽑아낸 실같은 관계.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퇴직 소식에 괜히 툴툴대던 과장님의 마지막 말에
"고생했다. 가서 잘하고"
단풍색을 눈동자를 숨기려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