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 달려 #1-1 20221013
음... 무서워한 것과는 다르게 아무도 나에게 큰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
역시 나의 걱정은 크나큰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선생님과 생각보다 편하고 유쾌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고,
살면서 운동이라고는 걷기 밖에 하지 않은 나에게...
생각보다 감각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자꾸 하셨지만,
어쩐지 나는 자꾸 의심스러웠다.
"저 말이 진짜인가..." "에.. 나는 영 아닌 것 같은데..."
운동 바보 한 명 꾀려고 마음에도 없는 빈 말을 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면서도
어느덧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던 나였다.
피티 선생님을 고를 때, 까다로워야 한다라는 말은 숱하게 보고 들었지만,
막상 앞에 가게 되면 그게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우선 운동에 대한 얄팍한 지식조차 없었고, 수업이 굴러가는 방법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도 대화도 나누고 눈도 마주치면서 느낌이 나쁘지 않았기에 믿어보고 시작하려 한다.
해봐야 알지..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겠어?
다만 꽤나 큰돈이 나가는 일인 만큼, 계약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
알 수 없는 공허함이 가득했다. 이 공허함은 빠져나간 잔고와 동일한 양일 것이리라...
솔직히 '안 써도 될 큰돈을 썼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땀이라곤 흘려보지 않았던 나의 삶에 크고 건강한 변화를 위해서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려 한다. 빠샤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