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살면서 열병 같던 사람이 있냐고 물으면
열병하면 우리지, 라고 대답할 거야.
우리의 아침이, 햇살이 얼마나 화창했는데.
난 뜨겁게 널 사랑했고,
때로 그것에 불순물이 껴있었고
난 그걸 삼켜없애려 했지.
넌 날 지나치게 착한 아이로만 보더라.
잔잔하게, 하지만 시간을 써서
버릇으로 날 챙기고, 같이 있자고 부르고.
나에게 감동했다고 말하고
날 좋아한다고 하고.
나는 타올랐다가 금방 메마르기도 했어.
넌 상처를 받았겠지.
우리 열병 앓던 그 시절.
널 따라 처음으로 담을 넘고,
누군가의 생일파티를 가고,
새벽을 지날 때까지 함께하는 법을 알고.
난 너에게 영원이란 말을 붙여 저장했어.
우린, 그랬지.
그만큼 눈부셨지.
널 잃은 건 우릴 위해서 였을까?
바람같이 시원함을 몰고 다니던 너가
여름에만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