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아버지의 식탁
4편
[아버지의 식탁]
아버지는 식사를 잘 못하신다. 입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맛이 없어서 못 드시는 것 같다.
(친언니왈 아빠 입맛은 상위 1% 수준 정되 되야 맞춘다고...하하하)
우리 앞에서는 “알아서 잘 먹는다”라고 하시지만
그게 잘 안 되신다는 거 같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주에 한 번,
맛난 점심을 사드리는 것
그뿐이다.
그렇게라도 뵙고 오는 수밖에 없다.
어머니는 이제 아버지 입맛에 맞는 음식을
더 이상 해드릴 수 없다.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 병상에 있으시다가도
조금만 괜찮아지시면
어머니는 불편한 몸을 일으켜 기꺼이
아버지의 반찬을 직접 만들어 주셨다.
그 음식을 아버지는 그리워하신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요즘,
음식이 인생에 이렇게 깊이 관여하는 거라는 걸 새삼 느낀다.
한 끼가, 그 사람의 하루를
어쩌면 마음을 더 나아가 인생 전체를 바꾸는 거구나 싶다.
우리 형제들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아버지가 입맛을 되찾는 일이다.
당뇨에, 혈압에…
매 끼니가 불규칙하고 엄마의 간병까지 도맡아 하시니
몸보다 마음이 더 지치실까 걱정이다.
입맛은 점점 깔깔해지고
마음은 점점 퍽퍽해지고
그런 아버지를 생각하면 속이 타들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한 끼라도 맛있게 드시라고
맛집을 찾아 아버지를 모시고 간다.
좋다고, 맛있다고, 입에 잘 맞는다고 말씀은 하시지만
드시는 척 하시는거 같다.
그걸 아는 순간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눈물을 삼킨다.
아버지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가슴이 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