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 #2 십자가
올레길 추억을 얘기하다가,
같이 갔던 친구가 비양도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십자가.
나는 도대체 본 기억이 없다.
혹시나 싶어 휴대폰을 뒤졌다.
“아, 그러네….”
내 휴대폰에도 십자가가 찍힌 사진이 있었다.
마음을 담지 않으면,
보아도 본 게 아니었다.
삼십여년 회사 인간으로 살았다. 낙하산도 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마주한 회사 밖 세상에 적응하며 나의 은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