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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올레

길 위에서 : #3 연북정

by HONEY

연북정에서,

바다를 향해 앉으니,

철학자의 글이 떠오른다.

“해배만을 기다리는 삶의 피동성과 그 피동성이 결과하는 무서운 노쇠” *

북쪽을 바라보며,

임금이 불러주기만을 기다렸다는 벼슬아치처럼,

인생의 황금기일런지도 모를 지금 이 시간을

누구에게인가 불려질 것을 기다리며

세월을 흘러 보내고 있는 한 사내가 있다.

마음으로부터 작은 소리가 들린다.

“너의 모습으로 살아가라.”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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