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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eye Apr 20. 2016

그대가 없는 곳은 살수 없다

작은 섬에 가고 싶다.
꽃도 없고
바람도 없고
삶과 죽음도 없는 섬.

종착역이 없는 시계는 결국 수명이 다해야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끝이 없어야만 다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이제 내 귀에서 머무르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섬에 없다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사라지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없는 나에게 사랑은 꽃과 같고 바람이었다.
사랑했다고 생각했다

주고 싶었다
날 수 없는 작은 기러기가 울며 부리를 파묻어
날 바라보면
죽고 싶었다

엘리스가 찾았던 이상한 나라에는 꽃이 피었고 바람도 분다.
더 이상 내가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꽃도 바람도 삶도 죽음도
머무르지 못하는 섬
거기에 이제 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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