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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Jan 12. 2023

코로나는 아닙니다

감기라 다행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몸이 정상이 아닌듯하다. 침대에서 나오는데 30분은 소비한 것 같다. 아침에 하는 첫행사는 체중계에 올라가서 어제와 비교하는 것이다. 작년 11월말 당뇨약을 교체한 이후로 매일 조금씩 체중이 줄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차이가 없다. 양치질을 하는데 콧속에서 뭔가 뜨뜻한 것이 나오는 듯하다.  코피인가 하고 고개를 젖히고 손을 대었으나 색갈은 맑간 물만 나온다. 머리가 멍하다. 찬바람을 쏘이면 괘안을 거야 하면서 아침을 먹는다. 몸 상태가 뭔가 개운하지 않다. 연말에 맞은 2가백신의 휴유증인가  아님 코로나가 나에게 방문한 건가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간다. 

약통을 뒤져 감기약 비슷한 것은 다 꺼내어 놓은다. 판X같은 매약도 있고 감기약이라고 써 놓은 것도 있고 아무 표시도 없는 것도 있다.  언제 누가 왜 조제 받은 표시는 없다. 나는 조제 받은 약은 다 먹기 전에 나았다 생각되면 아니 먹기 싫어지면 그냥 몰래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러나 아내와 딸은 약은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고  꼭 모았다가 약국에 가져다 준다. 나는 이것이 귀찮다. 이 남은 약도 가족중에서 최근에 감기로 조제약을 받은 기억도 없으니 아마 몇해는 지난 약일 것이다. 

약통 벽쪽으로 시럼 두개가 보인다. 작년에 딸이 하와이 갔다가 사온 감기약이다. 

NYquil은 야간에 취침전에 음용하고 Dayquil은 주간에 먹으란다. 병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으니 싸한 박하 냄새가 청량하기는 한테 뭔가 역하면서 마시기 싫어진다.  한번에 30ml를 복용하라는데 한번더 먹었다.  그래야 감기가 빨리 나을듯하다. 이렇게 먹은 것을 집사람이나 딸애가 알면 잔소리가 오늘 저녁까지도 이어질 것이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  두번을 먹어도 알사람이 없다.  뱃속에서 박하 향 같은 청아 하면서 맑고 역한 기운이 다시 올라 온다. 공연히 두번 먹었나 하며 참고  침대에 가서 누웠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뜬 듯하였는데 시계는 12시가 넘었다. 두시간이 지났다. 한것도 없는데 허기가 진다. 냉장고에서 이것 저것 꺼내여 빈속을 채운다. 옆에서 봤다면 한바탕 잔소리 할 터이지만 없으니 다행이다. 많은 남자들이 아내 몰래 그 귀차니즘으로 대강 한끼를 때운다. 

컴퓨터 앞에 앉아 탁구 영상을 찾아보지만 별로 맘에 드는 영상이 안보인다. 넷OOO에 접속하여 영화를 찾아본다. 또 킬링타임용 영화다. 

내가 선택한 영화는 '식스빌로우(6 below)'다. 6번의 지하에서  아님 6일간 영하에서???   한글로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용은 8일만에 발견되어 구조되었는데 다른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관객수를 보면 망한 영화가 틀림없고 준비없이 금지구역으로 가거나 물에 빠지는 등 적당한 위기순간과 포기하기 직전 구조되는, 뻔한 스토리지만(실화를 바탕으로 했단다) 어려서부터 엄마의 사랑을 몰라주고 죽을 때가 되어야 후회하고 결국 엄마의 애절함이 포기하는 구조대장을 설득하고 모성애의 위대함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탁구장을 다녀온 휴유증인지 어제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NYquil을 먹어서 인지 아니면 감기가 아니라 코로나 인지 계속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듯 피로가 와서 하루 종일 침대와 씨름 했다.

아무래도 확인이 필요하다. 만일 코로나라면 5차까지 정부가 맞으라 하는 대로 다 맞았는데 그래도 코로나에 걸렸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백신 맞는 이들에게 필요없는 짓 한다고 말려야 하나 고민된다. 

아침부터 병원을 찾아 코로나 검사를 했다.

코로나 라는 판정이 내려질까봐서 내가 혼자 격리를 얼마나 잘 했으며  아프지만 꾹 참고 이틀을 버티고 병원에 왔다는 하소연도 하고 지금도 머리가 터질듯하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듯 안 아픈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의사는 건성으로 그러냐고 하며 입안을 검사하고 사정없이 콧속에 시험봉을 집어 넣고 시료 채취를 한다. 채제기를 참기도 힘들고 내가 의학자라면 다른 방법을 고안해서 대박 났을 거 같다. 

잠시기다리니 간호사가 와서 코로나는 아닙니다 하며 감기 처방전을 준다. 

정부에서 권장하는 대로 백신을 맞은 것이 효과가 있는 듯하다. 친구들에게 내가 백신을 잘 맞아서 코로나에 안걸렸다고 자랑하러 다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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