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다

by 프로스윤

거의 3일 걸려 방치된 정원 정리가 대충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일로 어제저녁 6시 무렵부터 1시간 반 가량 잔디 깎기를 마치고 오늘 아침에 잔디 물 주기까지 모두 마쳤다. 여름에 잔디 깎는 일은 내 정원에서 해야 하는 가장 큰 일이다. 잔디밭이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화단과 군데군데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가장자리에는 감나무, 대추나무, 반송, 배롱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서 전동 잔디 깎기로 깎아도 구석구석 모양에 따라 깎는 것은 꽤 힘든 작업이다. 정말 제대로 하려면 전동으로 깎은 다음에 다시 손가위나 예초기 등으로 경계 부분을 깎아줘야 하지만 나는 그것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냥 나무가 심어진 부분이나 화단 경계석 부근은 무성하게 자란 상태로 내버려 둔다. 추가로 예초기 작업까지 하는 것은 나에게는 무리이고 경계 부분에 약간의 긴 풀이 있어도 보기에 나쁘지는 않다. 긴 잔디로 경계를 표시한 셈이다. 깔끔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까?


오늘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집사람은 거의 한 달 만에 강화에 온 것이니 옆집과도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오늘 저녁으로 정했다. 옆집에서 매번 김치를 담아 나눠 주고 블루베리 수확한 것도 주고 맨 날 얻어만 먹는다. 우리 집에 오는 길고양이 밥까지 챙겨주도록 고생시켰으니 간단한 맥주 한 잔은 하면서 한 달간의 공백을 메꿔야 한다.

이런 전원생활에서 옆집은 정말 중요하다. 집밖으로 나오면 눈이 마주치는 사이인데 불편해서도 안되고 서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우리처럼 외지에서 온 사람은 토박이 옆집을 정말 잘 모셔야(?)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신세를 지고 있으니 항상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집사람은 강화에 올 때마다 약간의 과일이나 먹을 것을 나눠주기도 하고 가끔 브런치를 준비해서 정원으로 옆집 부부를 초대하기도 한다. 오늘은 더운 날씨에 여러 가지 준비할 수도 없어서 김밥이나 싸서 그야말로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 하기로 하였다. 형식은 간단하지만 준비해야 하는 집사람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냥 말없이 마트에 따라가고 집안 청소만 해주면 된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과의 관계는 항상 중요한 것이다. 다행스럽게 여기서는 옆집과의 관계 이외에 다른 관계는 신경 쓸 일이 없다. 다른 마을에는 마을 이장이나 마을 어르신들까지 챙기고 마을 일에 협조하거나 기부도 해야 하는 등 정말 골치 아픈 일들도 꽤 많다고 들었다. 이런 것에 시달리다가 결국 전원생활을 포기하고 도시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또 집사람이 아는 어떤 전원생활자는 거의 매일 이웃과 어울리고 저녁이면 술판을 벌여서 결국 건강도 잃고 너무 힘들어서 다시 서울로 갔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정말 운이 좋다. 이웃 사장님은 나와 동갑이고 그 집사람도 우리 집사람과 동갑이라 서로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또 강화토박이 옆에서 사니 이런저런 문제는 토박이가 알아서 잘 해결하기도 한다. 현지 사정에 밝지 못해 겪는 어려움은 옆집에 물어보면 다 해결된다. 이런 이웃은 정말 구하기 어렵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잘 모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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