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SIMPLE PLAN)을 읽고
저자. 스콧 스미스
옮긴 이. 조동섭
출판. 비채
표지 사진 출처 픽사베이 Frauke Riether
불편한 편의점을 쓴 김호연 작가 추천 도서라 독서의욕이 일었다
오백 삼십 페이지 정도 되는 장편 소설이다
분량이 꽤 있는 작품이고 독서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순식간에 읽기를 마쳤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 궁금하게 만들어 책이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거리 비행할 때 적당한 책이라 생각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나 행크, 형 제이크, 형의 친구 루, 나의 아내 세라, 루의 아내 낸시가 있다
행크, 제이크, 제이크의 친구 루는 운전을 하던 중 사소한 차 사고를 당한다
여우를 좇아 달아난 형의 개 메리 베스를 찾다가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비행기 안에서 사백 사십만 달러를 발견한다
형과 루는 나누자고 제안하나 행크는 6개월 간 기다렸다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나누고 추적을 당하게 되면 태우겠다고 한다
먼저 형의 친구 루가 계속 행크를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한다
도박 빚이 있으며 월세가 밀렸다는 이유다
그 과정에서 루의 동거녀 낸시와 임대인 소니가 숨긴 돈의 존재를 알게 된다
돈을 지키기 위해 차례차례 살인이 저질러진다
추락한 비행기 주위에 살던 피더슨, 행크를 협박하는 루, 루의 동거녀 낸시, 루의 집주인 소니 그리고 형까지
행크는 형이 이 많은 살인의 비밀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여 형까지 살해한다
행크는 형에 대해
< 돕고 싶으나 도울 방법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
행크는 형을 죽인 후 형의 유품을 정리하며 여러 가지 책을 발견한다
농업에 관한 책이었다
제이크는 돈을 나눠가진 후 아버지의 농장을 되찾고 농부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이크가 공부하던 책들은 모두 시대에 뒤떨어져 유효하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행크의 생각처럼 형은 도울 방법이 없는 사람은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
오로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돈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혈연인 형에게 총질을 했던 것이다
완전 범죄로 포장될 듯한 사건에 금이 생기기 시작한다
FBI 요원이라고 자처하는 벡스터의 등장이다
벡스터는 FBI에서 은행강도에 의해 사라진 돈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벡스터를 의심한 아내는 신문기사를 통해 벡스터가 거액의 상속녀를 납치 후 살해한 범인임을 알아낸다
추락한 비행기 위치를 안내하기로 한 행크는 보안관과 벡스터만 보내고 자신은 빠진다
보안관은 벡스터에 의해 살해되고 달아나던 납치범 벡스터는 경찰에게 피격된다
소식을 들은 아내는 기뻐한다
돈의 행방을 아는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다
거기다 덤으로 행크와 사라가 훔친 돈의 출처를 알아냈으며 돈이 위조지폐가 아닌 것까지 알아낸 것이다
행크는 수사 요원 프리몬트로부터 없어진 돈은 일련번호를 기록하고 납치범에게 주어졌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요원 프리몬터가 말한다
--납치범들이 표식을 알아내서 인질을 죽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요원 스무 명으로 긴급 팀을 조직해서 돈의 일련번호를 최대한 기록했습니다. 5천 개쯤 기록했죠. 지폐 열 장 중 한 장 꼴이죠--
비밀을 알게 된 행크는 영혼이 가출하는 듯한 충격에 빠진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행크의 몸과 영혼이 분리된 묘사를 하여 그 충격을 독자에게까지 전달한다
--내 두 발이 모퉁이를 향해 움직였다. 나는 그저 움직이는 발을 지켜보았다. 두 발은 번갈아 움직이며 거리를 지나더니, 길 맞은편으로 움직였다----- 마술처럼, 내 손이 재킷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들고 나타났다. 손은 키를 넣어서 잠금장치를 끄르고, 차 문을 열었다. 내 몸이 허리를 숙였다. 내 고개가 앞으로 수그러들었다. 나는 시트에 놓여 있었다--
한편 돈의 비밀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 죽었다고 확신한 아내 사라는 훔친 돈꾸러미에서 백 달러 한 장을 꺼내서 와인을 산다.
이를 알게 된 행크는 와인 판매점으로 가서 돈을 찾기 위해 점원을 살해하고 돈을 찾는다
행크가 백 달러 지폐를 찾아 가게를 떠나려는 순간 노부인이 판매점으로 들어와 와인을 사려한다
행크는 노부인까지 살해한다
점원과 노부인은 사용한 백 달러 지폐를 찾는 과정에서 희생된다
아홉 명이 희생되었으나 행크는 사백 사십만 달러 중 일 달러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벽난로에 돈을 모두 태우고 재는 변기에 버리고 마당에도 묻었다
돈을 태우는데 네 시간이 걸렸다
행크와 아내 새라는 여전히 가난하게 살아간다
아내는 말한다
--우리가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긴 했지.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그 상황에 내몰린 것이었어. 꼬리를 물면서 이어진 일이었어--
--문제는,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잡히지 않았다는 거야--
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인물을 통해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수단은 끝없이 악해질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 목표가 물질일 때 더욱 판단이 흐려지는 듯했다
잡히지 않았다는 사라의 말은 사실이다
소설은 5년 후의 시점에서 끝난다
행크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집 어디에나 범죄의 흔적이 존재한다
노부인의 모피 코트, 돈을 숨겼던 침대, 형이 잠을 잤던 손님방, 형의 유물, 형이 딸 아만다에게 선물한 인형, 형이 어릴 때 쓰다가 딸 아만다가 물려받아 쓰고 있는 유아용 침대 그리고 행크의 자의식
행크 자신은 자신의 범죄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일상을 예전처럼 사는 듯이 보이지만 그렇게 평온하지 않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 현장이 재현되는 꿈을 꾼다
아내와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모처럼 여전히 가난하다
아이는 수영장 사고로 성장이 정지되는 장애를 입는다
행크와 아내는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FBI 요원 프리몬터의 말이 떠오른다
--범죄로는 돈을 못 벌죠--
행크와 아내가 돈을 발견한 처음 순간에 모든 것을 멈추었다면, 그렇게 많은 희생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 그날... 우리 눈앞의 행운은 너무 엄청났고 우리가 저지른 일은 너무나 사소해 보였다--
사소하고 단순했던 계획은 엄청난 희생과 죄의식을 요구했다
그 대가로 얻은 것은 예전과 다름없는 가난이었다
그러나 예전과 다른 가난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가난뿐만 아니라 정신적 가난과 삶에 대한 의욕 자체를 상실한 것이다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 때문에 끔찍한 살인을, 그것도 연쇄적으로 벌이는 내용의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내면을 잘 보여준다
암세포를 추적하는 내시경의 카메라처럼 독자를 인물의 의식 세계로 끌고 다닌다
어쩔 수 없이라고 말하는 연쇄적 상황이 독자를 긴 장하게 하고 안타깝게 만들기도 한다
독서를 마친 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열정보다 그 과정과 방법을 점검하는 냉정함이 이 더욱 필요하다고 다시 깨닫게 된다
자녀 내신등급 관리를 위해 시험 문제를 빼돌린 학부모와 교사의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이들이 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희생자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