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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 designer Feb 27. 2021

엄마는 아이의 우주다.

나를 믿고 아이를 키운다는 것


육아가 힘들다면 엄마의 불안을 다스려야 한다. 육아를 힘들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엄마의 불안과 두려움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엄마가 처음이기 때문에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경험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다. 첫아기를 품에 안고 산부인과에서 나올 때 보이는 세상은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온갖 군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험한 세상에서 이불에 쌓여 내 품에 안겨있는 이 아기는 너무나 작고 여리다. 그때부터 엄마의 불안이 시작된다. 내 뱃속에서 만들어낸 작고 여린 생명을 품에 안은 책임감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 이제 엄마의 모든 포커스는 아이에게 맞춰진다. 아이의 울음소리, 눈짓, 손짓, 발짓,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렇게 엄마의 길로 들어선 우리들의 '불안'은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커진다.


'예의 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면 어쩌지?'

'이렇게 훈육하면 아이가 상처 받지는 않을까?'

'남들보다 뒤처지면 어쩌지?'


수많은 불안과 걱정이 매 순간마다 나를 괴롭힌다. 우스갯소리로 잠가도 잠가도 불안까지는 잠글 수 없다고 했다. 노력으로 잠글 수 없는 거라면 '불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다스려 보면 어떨까?


'그래, 나는 불안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나는 엄마가 처음이잖아. 불안할 수밖에 없지. 나만 그런 건 아니야. 내가 좋은 사람이고 최선을 다한다면 너도 분명히 잘 자랄 거야' 이런 마음을 가져 보는 거다. 이런 믿음을 가지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애 셋을 키우면서 일까지 하는 거야? 하나만 키우는 것도 너무 힘든데.." 그때 내가 하는 대답은 "뭘요, 그냥 대충 키워요(웃음)" 이 말은 진실이다. 난 정말 빈틈이 많은 엄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랄수록 나의 빈틈이 아이를 키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아이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은 '자유'와 '방목'으로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자존감 :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립심 :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서려는 마음.

자긍심 : 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가지는 당당한 마음.


어른이 되고 나니 자존감, 자립심, 자긍심 이런 것들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마음' 들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모나 선생님이나 친구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닌 스스로 배우고 느끼고 체득해야 하는 것들인데 바로 이런 '마음'들은 대체로 자유롭고 편안한 환경에서 습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최소한의 규칙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넘어지고 실수하고 실패할 기회를 줘 보는 거다. 

물론 육아에는 정답이 없고 정석도 없다. 육아라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는 크고 작은 도발을 견디고 인내하는 것이다. 나 또한 매 순간 시험에 들고 매일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다. 미운 네 살을 갓 지난 다섯 살의 새침데기 여름, 마의 구간 네 살에 진입한 천방지축 하늘, 엄마 껌딱지 신공에 발을 들인 두 살 바다. 세 아이와 함께 하는 워킹맘의 삶이란 정말이지 온전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나의 육아에는 분명한 소신이 있다. 


'대충 키우면 더 잘 자란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엄마의 빈틈을 채우며 아이들은 성장한다.'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나에게 집중해 보자. 나를 믿고 나를 바로 세워보자. 엄마의 마음이 바르고 단단하다면 아이는 그 길을 따라올 수밖에 없다. 잊지 말자. 엄마는 아이의 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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