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가 홀로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게한다
고민과 생각만 가득 차 결국 그것들이 나를 집어삼킬 때 쯤에
어느 새 눈치채고 내 곁으로 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놀랍게도 나에게는 그런 이들이 첫 회사의 동료들이다
오랜만에 동료 두 명과 함께 만나기로 한 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들은 나에게 책과 자그마한 편지 봉투를 함께 주었다.
덤덤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는 말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내 빈 손은 그저 공손히 그 마음을 담는데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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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적인 일을 낭만이라고 부른다고 하던가
디지털 기기에 손 끝으로 톡톡 손쉽게 남기는 글 대신에
누군가를 위해 펜을 쥐어 힘을 주는 일만큼 낭만적인 행위가 있을까
편지지, 볼펜 잉크 그리고 봉투까지 어느 하나 마음이 담기지 않은 것이 없다
동료들과 헤어지고 집에서 홀로 편지 봉투를 열어 그 속의 마음을 읽고 있자니
어쩐지 이번 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구불구불하고 정갈하지 못한 글씨체지만
가만히 읽다보면 이만큼 정갈한 글이 없다
재치로 쓰인 문장도, 걱정어린 문장도 결국 한 메세지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함께 선물받은 책 첫 페이지에 편지를 붙이며
덩그러니 남은 편지봉투를 보니 그 쓰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분명 기대감을 증폭시키거나, 편지의 내용을 숨기기 위함은 아닐테고
편지에 눌러담은 소중한 마음이 고스라니 전달 될 수 있게,
그 온전한 마음을 전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편지 봉투까지, 그리고 그 봉투 위에 쓰인 조그마한 내 이름까지
그것까지가 내게 전하고픈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것까지도 낭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