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절에 갔다가 멧돼지를 만났다.
사람들이 웅성거려 봤더니
인도 아래쪽 산 속에서 나타난 멧돼지.
거리가 멀고 멧돼지가 올라올 수 없는 구조라서
인간들과 멧돼지는 한참을 두려움없이 마주보았다.
소란함은 잊고 신비롭고 평안했던 시간.
분주하게 먹이를 찾아다닌 흔적이 눈 위로 확인됐다.
겨울철에 먹을 것이 부족한 멧돼지가 도심에 나타나는 일이 잦아져서
사살 뉴스가 잦은 요즘
수 천 년 동안 한반도에서 생존하고 있는 멧돼지가
미움받지 말고, 민가로 내려오지 말고 지금처럼 깊은 산 속에 있으면서
지혜롭게 인간 피해가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
멧돼지도 올 한해 무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