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ムジン河

노래 ‘임진강’에 대하여

by 디디온

‘イムジン河(임진강)’이란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음악 프로그램인 ‘EBS 스페이스 공감’ 에서였다. 그날 가수 이랑은 자신의 대표곡인 ‘늑대가 나타났다’를 비롯해 여러 곡을 불렀는데 그 가운데 ‘임진강’이란 노래가 있었다. 이랑이 ‘임진강’을 일본어로 불렀기에 이 노래가 재일교포 사이에서 불려지는 일본 노래인 줄 알았다. 노래에 흐르는 정서가 슬프고도 매력적이어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임진강’을 기억에서 다시 호출해 낸 이는 일산에 사는 시인 박철이다. 지난여름 저녁 주문진 음식으로 유명한 오가네에서 가자미 찌개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는 자리에서였다.


산울림의 김창완과 친분이 있어 그가 쓴 동화를 출판사에 연결시켜주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이 출간되어 마련된 술자리에서 시인이 노래를 하자 김창완은 “저 시인이 노래를 좀 합니다”라고 했고 시인은 가수에게 “저 가수가 글 좀 씁니다”라는 덕담을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듣는 이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금강산 방문한 이야기며 그 길에서 북한 예술단을 만났던 이야기들을 하던 끝에 《산제비》라는 시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시인은 월북한 박세영의 희귀본 시집인 《산제비》를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살짝 자랑하면서 박세영과 ‘임진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월북한 박세영 시인은 북한 애국가를 작사한 인물로 남쪽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가사를 썼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임진강’ 노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날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궁금하여 ‘임진강’에 대해 찾아보다가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노래가 또 있을까 싶었다.


북한에서 만들어졌지만 정작 북한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임진강’ 노래는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에서 발간한 ‘새노래’ 3집에 실린 후 재일교포 사이에 알려지면서 애창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일교포 사이에서 불려지던 이 노래를 소설을 쓰던 일본인 마츠야마 타케시란 사람이 듣고 일본어 가사로 번안하여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The Folk Crusaders’에게 주었다고 한다.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는 이 노래를 음반으로 만들어 발매하려 했지만, 북한 노래가 소개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일본과 한국 정부의 압력으로 음반을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는 ‘임진강’ 선율을 거꾸로 해서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견딜 수 없이 슬픈)’이다.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멜로디의 이 노래는 일본 애니메이션 ‘이 세상의 한구석에(この世界の片隅に)’에 배경음악으로 쓰였고, 영화 ‘박치기’에서 오다기리 조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있으며, 술에 취한 어느 때 내가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인터넷 유튜브에서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가 부른 ‘임진강’과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 두 곡을 모두 들어보다가 의아했다. ‘임진강’은 분단되어 갈 수 없는 남쪽을 그리워하는 한이 서린 노래고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 또한 가사를 들여다보면 슬픈 노래이다. 그런데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가 부르는 노래에서는 그런 정서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경쾌하게 부르는 느낌이다. 일본 사람이어서 이 노래에 담긴 슬픔의 정서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분단된 한국의 아픔을 담은 ‘임진강’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일본어로 번안된 ‘임진강’ 가사는 원곡 가사와 유사하면서도 가사의 흐름이나 말의 뉘앙스가 원곡보다 더 좋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가수 이랑이 임진강을 배경으로 수화를 하며 ‘임진강’을 부르는 동영상을 찾을 수 있다. 2017년 ‘임진가와’란 전시회를 연 남화연 작가의 의뢰로 이랑이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가수의 ‘임진강’ 버전이 있지만 나는 이랑의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임진강’을 작곡한 북한의 작곡가 고종환은 2002년 세상을 떠나면서 “앞으로도 이 노래가 우리 민족의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남북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 준다면 나로서는 여한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1.

イムジン河 水きよく とうとう とながる

みずどり 自由に むらがり とびかうよ

我が祖國南の地 おもいは はるか

イムジン河 水きよく とうとうと ながる

임진강 맑은 물은 도도히 흐르고

물새들 자유롭게 무리지어 넘나드네

내 조국 남쪽 땅 추억은 머나먼데

임진강 맑은 물은 도도히 흐르네


2.

北の大地から南の空へ

飛びゆく鳥よ自由の使者よ

誰が祖國を二つに分けてしまったの

誰が祖國を分けてしまったの

북쪽의 대지에서 남쪽의 하늘로

날아다니는 새들이여 자유의 사자여

누가 조국을 둘로 나누었는가

누가 조국을 나누어 버렸는가


3.

イムジン河空遠く 虹よかかっておくれ

河よ思いを傳えておくれ

ふるさとをいつまでも忘れはしない

イムジン河水きよく とうとうとながる

임진강 하늘 멀리 무지개여 뻗어 주오

강이여 내 마음을 전해나 주려오

내 고향을 언제까지나 잊지는 않으리오

임진강 맑은 물은 도도히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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