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날의 복사열

by 홍시

​날이 추워지면 난로부터 챙겼다, 예전에는 그랬다.
​엄마가 운영하시던 피아노 학원과 유치원의 난방은 연탄난로가 맡고 있었는데, 위아래 연탄이 무려 6장씩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유치원에 한 개, 학원에 한 개. 각 50평에 달하는 공간이었지만 충분히 따뜻했던 기억이다.
​난로 위에는 커다란 주전자가 올려져 있고 늘 옥수수차가 끓고 있었다. 선생님들은 간식으로 귤을 까서 드시고 껍질은 난로 위에 놓곤 했다.
​연탄난로 주위로 철제 펜스가 쳐져 있었고 연탄이나 연탄재를 나르는 규격이 딱 맞는 나무상자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대학 1학년때까지도 학원은 운영되고 있었고 난 너무 당연히 내가 물려받을 줄 알았었다. 그 학원이 왜 사라졌는지 (팔렸는지는) 정확한 이유를 알게 된 건 얼마 전이다, 와... 이모! 아무튼 괴상한 이모다 정말.
​아무튼 난로가 그리워진 건 추워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난로 위에 보글보글 끓던 주전자가 그립고 구워지던 귤껍데기가 그리워져서다.
​향기가 있다고 알려진 여러 가지를 좋아한다. 후각이 예민한 편. 누군가 "그렇게 냄새를 잘 맡으니 넌 하등동물"이라고 놀린 기억이 난다. 특히 향 있는 식재료도 좋아하는데 대표적인 게 깻잎, 고수 정도? 그러나 싫은 것이 있더라, 바로 "갓". 내가 안 먹는 식재료로 바로 갓이 존재한다는 걸 이번에 여수 가서 새로 깨달음. 갓 향이 싫어서 갓김치 안 먹음. 예전부터 그랬음.
​계피를 끓였다. 순전히 계피 향이 너무 맡고 싶어서 끓였다. 그러면서 난로가 있다면 좋을 텐데... 생각이 난 거다. 난로를 대신할 무엇이 있을까 검색해 보니 계피는 오래 끓이면 안 된다고 한다. 무식했었지... 계피의 향은 Cinnamaldehyde 같은 유기화합물에서 나오는데, 고온은 이 향을 휘리릭 날려버린다고 한다. 결국 계피 삶은 물을 스프레이 용기에 옮기고 계피 스틱은 바짝 말려 사용하라기에 말리고 있다. 오래 끓인다고 되는 게 아니었어...
​오래되고 숙성되고 푹 끓이는 게 무조건 좋을 것 같은 내 믿음이 깨졌다. 계피가 잘 말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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