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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러 문 Apr 12. 2024

미묘는 괴로워

허당묘 매력주의보


집사가 되고 나니, 세상의 고양이들이 다시 보인다. 요즘은 sns에 유기묘 입양 관련 게시물들이 인력에 의해 자꾸만 뜨고 있으니, 나는 그것들을 보고 웃기도 또 조금 울기도 한다.


고등어털코트를 입은 고양이는 무늬가 귀해서, 코에 점이 박힌 고양이는 점순이를 닮, 눈동자가 푸른 고양이 바다를 고 있는 것 같아서, 다리가 짧은 냥이는 뒤뚱뒤뚱 걸음이 귀여워서, 수다쟁이인 고양이는 미주알고주알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아서, 엉뚱미를 뿜는 고양이들은 행동이 귀여워, 다양한 이유로 귀여을 무장한 고양이의 매력에 중독되어 있 요즘.


인간이 망가뜨린 이 세상이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용한 작가님 말씀에 깊이 공감다.





루루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루루를 바라보는 낙이 삶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탓일까, 집사의 시선이 오래도록 루루에게 머무는 까닭에 매일 수십 가지의 매력포인트를 발굴하며 희희낙락 중이다.


집사는 최근 발루루의  허당미에 푹 빠져 있다. 고양이답게 조심성이 많으면서도 행동이 잽싼 루루는 사냥 반박자 전에 엉거주춤하게 몸을 뒤로 빼는 버릇이 있다. 사냥에 최선을 다하려는 것인지 몸의 반동을 주며 -차, 하는 이 몸짓은 바로 이어질 사냥을 예고한다. 아이 루루야, 야생의 세계에선 굶었겠어~ 다 들잖앙. 사냥의 예고라니, 되게 허당스러운 매력은 자꾸만 루루를 돌보게 한다. 녀의 허당 매력은 이것이 끝이 아 것을.


이제 묘생 9개월 차에 접어둔 루루는 십대 연년생 남매의 밤을 지킨다. 둘째의 약한 기관지를 염려하는 마음에 침실 문을 닫아두니, 잘 밤에 아이들이 꿈나라로 가고 나면 굳게 닫힌 방문 앞에 서 문과 문틀 사이에 머리를 박고 야옹, 야-아옹 루루가 운다. 눈앞에 성인 집사 둘이 있는데도 애들 방문 앞망부석이 되어 있는 루루. 루루는 애들이 더 좋은가 봐,,,,, 살짝 밀려오는 섭섭한 마음과 함께 스윽 문을 열어준다. 그러면 밤사이 루루는 잠든 아이 집사들의 곁을 지키다 나와 놀다 하며 밤을 보낸다. 2층 침대를 오르내리다, 가끔은 집사의 머리맡에 쥐돌이 인형을 물어다 두기도 하고, 머리끈을 물어다 주기도 하면서. 


선배집사이신 미용실 원장님께 커트를 하며 이 마음을 살짝 비추니, 아무래도 루루가 애들을 지켜주는 모양이라고, 엄마는 자기 보호자라고 생각하는 듯싶다 하신다. 그러고 보니 루루는 가끔 아이들을 그루밍해 주는데 나게는 그렇질 않아 그것도 내심 서운할 뻔. 고양이는 자기보다 낮은 서열은 존재에게만 그루밍을 해준다니 녀석, 그런 이유에서였구나, 서운하려던 마음을 서둘러 접어 넣는다. 그런데 누가 누굴 지킨다는 것인지 그 마음이 귀여워 웃음이 난다. 애들이 밥을 먹어도 수만 그릇은 더 먹었을 터, 이제 8차선 도로쯤 안전하게 건널 줄 아는 어엿 인간이 된 녀석들을 지켜준다니, 고작 묘생 9개월 차의 아가 고양이가 말이다.  마음이 너무도 귀해, 시금 나는 이 작은 허당묘에게 사랑과 충성을 맹세한다.




미묘는 괴로워...혼자 있고 싶다냥..

누가 누구를 지키는 것인지 마음이 가득한 날들이다. 아무렴 어떠리, 아기 고양이의 그 간절한 마음도 분명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고 있을 것. 허당미 마저 아름다운 우리집 미묘는 집사들에게 인기짱이니 요기 죠기 품을 오가며 사들의 질척한 사랑에 허덕인다. 괴로우려나?


집사는 집사된 도리로 이 녀석은 모를, 켜지지 않는 마음 또한 있다는 것을, 반려들이 파양 되거나 유기되는 현실 잊지 않는다. 켜지지 않은 아이들의 아픔을 아로새긴다.  선택의 무게감히 가볍다고만은 할 수 없겠지만, 길들인 것에는 책임이 있다는 여우의 말을 부디 많은 이들이 지켜내기도한. 리고 버려진 생명을 위해 어떻게든 노력하는  기억하며, 순간순간 며있는 들의 음과 도 헛되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허당미를 가진 미묘와 집사의 행복 나눈다. 저마다의 이유로 이미 미묘인 고양이 녀석들의 평안을 바라며, 고양이는 그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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