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제자들이 돌아왔다.

너희들의 청춘을 응원해.

by 세일러 문

열세 살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스물일곱의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돌아왔다. 녀석들은 그때의 내 나이가 되었고, 어느새 내 아이는 녀석들처럼 열세 살이 되었다. 이런 날이 오다니.


마흔이 되는 동안, 잊지 않고 안부를 물으며 소식을 전해주던 고마운 녀석들이다. 학교를 옮겼을 때도, 동해에서 결혼식을 했을 때도, 첫 아이를 낳았을 때도 한걸음에 달려와주던 녀석들.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는 연락에 나 역시도 한걸음에 달려간다. 택시부 광장의 호텔 앞, 세 청년이 서 있다. 작년처럼. 같은 장소, 같은 사람 다만 달라진 것은 2024년이라는 것. 안녕하셨습니까, 일 년 만의 재회- 다 큰 장정들을 작은 차에 구겨 태워 미안하지만, 모퉁이를 돌아 가보지 않은 코스로 여행을 시작한다. 바다를 보며 커피도 한 잔, 바다를 따라 드라이브도 하고, 산해진미로 든든하게 배도 채우자, MZ식 회식문화 체험을 해주겠다며 보드게임방에 가잔다. 열세 살에게 지지 않으려 이를 악물고 달리기를 하던 선생님은 마흔이 되어서도 열심히다. 두어 개의 보드게임을 재미나게 하고 포켓볼도 쳤다. 여전한 녀석들과 간만에 광대가 찢어져라 웃고는 술 한 잔 하러 간다.




반장 S는 취업에 성공하여 집-회사-집-회사의 반복된 직장인의 삶에 지쳐 보이는 듯도 하고, 부반장 B는 올해 대학 4학년 마지막 해의 무사 졸업을 염원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여전히 해맑은 H는 특유의 행복회로로 즐겁게 일하며 살고 있지만 주 4.5일의 워라밸을 위해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어느새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녀석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쉽지만은 않을 이 아이들의 청춘이 측은해지기도 한다.


교실이 부족한 탓에 학교 꼭대기 후미진 창고를 급조하여 교실로 만든 문 하나의, 보통 학급 1.5배 되는 면적의 교실에, 담임 골려 먹는 재미로 사는 반장과 부반장,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이 해맑은 녀석, 서툴지만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진심인 스물일곱 살 선생님이 있었다.

저마다의 뇌리에 저장되어 있는 추억의 조각들을 꺼내어 기억의 퍼즐을 맞추니 그 시절도 어제 같다. 학급보상의 결산으로 갔던 공포영화 극장 데이트. 그리고 아이들을 바래다주는 길 공원에서 했던 한밤 중 무궁화꽃. 학교 학예회 피날레를 장식했던 합창. 지금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는 국가대표 OST 버터플라이. 멍 때리는 재주가 남달랐던 H는 온통 SY이 생각뿐이었다는 하이틴로맨스까지. SY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였다며 서로를 골려주다 반 아이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떠올린다. 잘 살고 있겠지, 녀석들. 시시콜콜한 옛날 얘기들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인다.

그러고 꺼내 놓는 올해 이루고자 하는 각자의 목표들. 지난 시간을 많이 돌아보았으니, 응원하는 앞으로의 날들로 시선을 옮긴다. 내년의 만남을 기약하며 화이팅의 의지를 다진다. 또 세월은 속절없이 흐를 것이고 자기 몫의 삶들을 잘 살아내다 보면 또 이렇게 반갑게 만날 날이 있겠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아이들의 찬란할 날들을 무한히 축복한다. 이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오래도록 좋은 어른으로 남을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돌아온 제자들의 성장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날, 불완전해서 더 아름다운 너희들의 청춘을 선생님이 열렬히 응원한다.





러브홀릭스의 Butterfly.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못 봐 나는 알아 내겐 보여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그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꺾여버린 꽃처럼 아플 때도 쓰러진 나무처럼 초라해도 너를 믿어 나를 믿어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어 심장에 손을 움켜봐 힘겹게 접어놓았던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벅차도록 아름다운 그대여 이 세상이 차갑게 등을 보여도 눈부신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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