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품는 나로 자라기

오늘도 내 마음의 호수를 넓히며

by B 비

불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 중 하나라고 한다. 기쁨, 슬픔, 울적함처럼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기본적인 감정 말이다. 어쩌면 불안이 있었기에 인간은 미리 대비하고, 종을 이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면 나는 종종 생각하곤 했다.

“나는 언제쯤 이 불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한 할머니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글에서 읽게 되었다.

“컵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마시면 짤까? 맹물일까?”

손녀가 대답했다. “당연히 짜죠.”

할머니가 다시 물었다. “그럼 호수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호수물을 마시면 짤까? 맹물 같을까?”

손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호수는 너무 커서 짠맛이 안 날 것 같아요.”

나는 그 대화에서 어렴풋이 답을 알 것 같았다.


불안이나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이 아무리 크게 다가와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가 더 크다면 그 감정은 나를 쉽게 흔들지 못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곧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안의 작은 컵이 넓고 깊은 호수로 자라날 수 있을까.” 그래야만 소금처럼 짜고 쓴 감정이 밀려올 때에도, 그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담아낼 수 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내 마음을 호수로 키운다는 건 불안을 몰아내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안전하게 머물게 할 공간을 내 안에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불안은 몰아낼 수도 없을 뿐더러, 아마 평생 느끼지 않고는 성장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불안이 찾아오면, “지금 내가 불안하구나.”

이렇게 스스로 인정해주는 순간, 그 감정은 ‘미지의 감정’에서 ‘이름이 붙은 감정’이 된다.

그리고 그 불안 또한 기쁨처럼, 내가 느끼는 여러 감정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닌 그냥 내가 느끼는 나의 감정중 일부일 뿐이다.


시간이 된다면, 그날의 감정에 대해 한 문장으로 써보기도 한다.

어느 날은 그저 그런 날이 있고, 슬픈 날도, 기쁜 날도, 불안한 날도 있다.

그렇게 감정을 글로 써내려가다 보면, 내가 느끼는 마음들이 사실은 나쁜감정도 좋은감정도 아니라, 때에 따라 반복해서 밀려오는 파도와 같다는 걸 알게 된다.

감정은 썰물과 밀물처럼 오고 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다.


만약 우리의 삶에 기쁨만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 감정을 더 이상 ‘기쁨’이라 부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익숙한 일상의 한 조각이라 넘기며 그저그런날로 표현할것이다.

아마 행복만 있는 삶의 마음은, 컵보다 더 작은 크기일지도 모른다. 삶은 행복만 있을수 없기에 작은 슬픔과 불안이 오면 바로 마음은 짜디짠 소금컵이 되어버릴 것이다.


다양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다룰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마음이 넓고 깊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기심 속에서 배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