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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석 Jan 27. 2024

어공 공보관

경기도청 최초의 아웃소싱 공무원으로 말하자면 잠사계장과 잠업특장과장을 역임하시고 퇴직 하신 후 수원시 문화원장, 민선 수원시장, 국회의원을 역임하신 심재덕 전 수원시장님을 들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우리나라가 비단을 생산하는 누에고치를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 산업경제의 기반에 도움을 주었는데 이를 적극 추진하기 위해 당시 고등학교 교사인 심재덕 시장을 특채하여 파격적으로 사무관에 임명하고 이후에는 과장에 승진보직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웃소싱의 원조가 되셨습니다. 이후 심 시장님은 특히 세계 화장실협회 초대회장을 하셨으며 수원시는 물론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하셧습니다.


이후 경기도청에 외부 전문가가 자리한 직위는 비서실장, 여성국장, 공보관이었으며 1999년 홍보기획팀장으로 발령받았고 J공보관을 만난 다음 날 기존의 업무가 바뀌면서 새로운 홍보기획이라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그 자리는 언론인과 접촉하는 자리로서 발령소식에 동료들이 술 많이 먹게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해 주었지만 정작 근무 내용은 서면접촉을 할 뿐 언론인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술을 마실 기회도 없습니다.


부서의 역할을 바꾸신 J공보관은 부임 초부터 새로운 공보관실 기능 재배치를 검토하였던 것이고 3명의 계장 중 2명이 전입되는 다음날 새로운 업무배치를 한 것입니다.


즉 보도자료 제공을 하는 언론담당이 기자실 접촉을 담당하고 보조기능인 홍보기획에서는 자료로 승부를 걸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외부기관으로부터 홍보컨설팅을 받게 되었고 이미지광고를 시작하였으며 각종 홍보 전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도 공무원들이 열성적으로 일했지만 그 틀을 바탕으로 새로운 홍보 전략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기관의 컨설팅에 따라 도지사의 인터뷰부터 업그레이드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인터뷰 복장에 대해 비서실과 협의했고 필요시에는 가벼운 분장을 통해 영상을 통한 도정홍보를 강화했습니다.


도정을 대표하는 도지사의 얼굴이 화면에 밝고 멋지게 나올 필요가 있다는 컨설팅을 받은 결과입니다. 이어서 인터뷰를 행하면서 화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터뷰 직전에 카메라 감독에게 도지사가 인사를 하시도록 안내하는 세심한 운영을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도민들의 수필공모를 통한 도정홍보 전략도 펼쳤고 출입 언론인들에게 E-Mail을 쓰도록 하여 신속한 자료의 전파가 가능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 우리의 삼성출신의 L공보관님은 확실한 홍보 전략과 차별화 정책으로 기자실 원로들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홍보에 매진했습니다.


다음번 공보관님은 방송출신 언론인으로서 도정의 홍보전략이 TV쪽에도 다가서면서 새로운 형태의 홍보전략을 짜는 전기가 되었습니다. TV방송의 전파력이 강했다는 점에서 시기를 잘 만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내부 공무원이 공보관에 보임되면서 원로 언론인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옛날 문화공보담당관이나 보도계장(1988년 이전)시절로 돌아간 듯 긍정적인 분위기 전환을 맛본 이후에 2003년 3월에 가치관과 추진력이 확실한 C공보관을 맞이합니다.


C 공보관은 공보관실 사무관들의 업무패턴을 개혁하였고 언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언론관련 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심심한 듯 '금단현상'이 일어난다는 말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C공보관의 추진력에 J차석이 힘을 합해 수 십 년 유지해온 기자실의 자투리 공간, 잃어버린 구석을 찾아내고 기자실 구조를 바꿔서 브리핑 룸을 만들어 냈습니다. 기존의 개인 책상을 철거하고 작은 취재부스를 만들어 누구든지 필요할 때 와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나가면 다른 기자가 그 자리를 쓰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기자실에는 개인 자리가 없다는 전략이었습니다. 다만 어느 날 새벽 꿈속에서 어느 도인이 나타나 '그대가 추진하는 기자실 구조 개편에 무리가 있다'는 말씀에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깬 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진행 중이던 브리핑 룸 개편작업을 크게 바꿔 원로 언론인들의 자리를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공보관은 문관적인 역량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이끌었습니다. 공보관 퇴임 후에 국회 요직에 오른바 있습니다. L공보관은 젊은 나이에도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하고 계층을 초월한 소통과 협력으로 다수 언론인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경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도정사건 사고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하는 분으로 현안에 대한 판단과 적절한 대응력을 발휘하였고 기존 조직의 공무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조정하고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다른 부서에서 대변인실을 바라보니 재수 삼수를 하는 공보관이 보이고 2011년 6개월 동안 근무한 언론담당관으로서 함께 근무한 C공보관은 자신의 주장이 강하지만 언론인을 예우하고 소통하는 면에서 강점을 지닌 인물이었고 후임의 C일보 출신 대변인은 실력과 인품으로 다양한 홍보 전략을 개발하고 중앙을 담당하면서도 필요시에는 지방언론과 소주잔을 마주하는 폭넓은 행보를 보였습니다.


수권의 책을 쓰신 문예창작과 출신이며 함께 근무한 여러 공보관님 중 덕장이요 지장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외부인사이면서 여성 대변인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호불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만난 여성 대변인은 언론인 체육행사장에서 아주 친밀하게 대화하고 도지사 주재 회의에도 참석하여 도정의 현장상황을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성차별이 가장 적고 오히려 여성이 앞선다는 기자 세계에서 여성 대변인의 탁월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외부 전문가와 내부 행정공무원간의 원활한 소통과 조정이 필요해 보이며 무조건 홍보가 아니라 전후좌우를 살피는 전략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좌고우면하는 공보부서 간부의 자세도 필요하고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삼국지의 관우의 적토마 같은 돌진과 격파의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때로는 과도한 홍보가 정책에 역 작용할 경우도 있습니다. 언론에 대한 대응이나 국민을 향한 기자회견은 그때 상황과 사건사고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보부서 근무자들은 때로는 현실주의자이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미래를 생각해 보고 혹은 과거를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하면서 급변하는 홍보환경에 잘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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