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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May 28. 2023

나도, 나름 괜찮은 엄마#2

-대지도론

 자기 견해가 옳다고 여겨 

  온갖 논쟁을 일으키고 

  이를 맑은 지혜라 한다면 

  맑은 지혜 아닌 이 없으리. 


  온갖 진실함과 진실 아님과 

  온갖 진실하기도 하고 진실하지 않기도 함과 

  온갖 진실 아니기도 하고 진실 아닌 것도 아닌 것 

  이들을 모든 세상 현상들의 실상實相이라 한다. (대지도론)               



 아들아! 

 살다보면 누구를 만나게 되던 너와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될 거야. 우리 모두는 비슷한 듯해도 많이 다르기도 하잖아. 심지어 엄마와도 다른 점들이 많잖아. 다르다 보면 갈등이 생겨. 엄마와 많이 싸우잖아.  서로 다른 틈이 크면 클수록 다툼도 커지게 돼.  아무래도 너와 나는 틈이 너무 큰가보다.  어제도 학교 늦게 데려다 줬다고 싸웠잖아. 아니, 왜 늦은 이유가 엄마 때문이야? 

네가 화장실에서 늦게 나왔잖아.        

 그래도  왜 싸우는지 이유를 알게 되면 그 싸움은 오래가지 않을 거야. 그러다보면 틈이 줄어들겠지.  엄마는 하루하루 조용히 넘어가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되서 속상해. 엄마 때문에 속상한 것인지, 정말 너 때문에 속상한 것인지. 엄마도 잘 모르겠다. 네 실수를 잘 안 보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돼.  하지만  너한테 화를 내고 나면 늘 후회가 돼. 왜 너랑 같은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말이야.  엄마도 네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무진장 애쓰고 있어.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했다가도 네 얼굴만 보면 또 화가 치밀어 오른다니까.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다가도 또 다른 생각이 슬슬 너를 밉게 만들어 버리곤 해. 

‘아니, 그건 그래도 아니야.’

이렇게 엄마는 변덕이 생겨. 엄마가 마음속에는 너를 밉게 보이게 하는 검은 졸라맨이 있는가보다,      

 너를 향한 감정 무게를 균형 있게 맞추려고 엄마는 늘 노력 중이라는 거, 그거 알아줬으면 해.  요즘은 미운 생각이 너무 무거워서 덜어내고 싶어. 잘 균형이 잡히기만 하면 너를 보면 미소가 나올 것도 같은데.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 

이제부터 엄마는 검은 졸라맨을 쳐부술 주문을 하나 외워 보려고 해.  그 주문을 외우면서 맑은 지혜가 생겨 네 모든 것이 맑고, 예쁘게 보이게 해달라고 소원을 말할 거야.        

옴아모카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마니 

파즈마즈바라 프라바를타야흠 부처님! 

우리 아들 더욱 사랑할 수 있게 지혜의 힘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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